방사능 걱정되는데 일본 폐기물까지 수입! 왜?

지난 10월 14일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는 서울 광화문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산 폐기물 수입 중단을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
 
방사능오염이 우려되는 일본 폐기물이 제대로 된 안전 검증 없이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국내 시멘트 업체가 방사능오염이 우려되는 일본 폐기물을 수입해 시멘트 부원료로 사용하고 이러한 시멘트가 아파트 등 건축물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아 국민들의 걱정이 크다.  


일본산 폐기물 수입량 급증하는데 관리 감시는 허술


장하나 의원실에 따르면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잠시 주춤했던 일본산 폐기물 수입량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 환경부가 장하나 의원실에 제출한 2011~2014년 폐기물 수입현황에 따르면 각 유역·지방환경청에 수입 신고된 일본 폐기물이 2011년 전체 수입량의 73.5퍼센트에서 2012년 68.0퍼센트, 2013년 68.7퍼센트로 줄었지만 2014년에 80.3퍼센트를 차지했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4년이 흘렀지만 일본은 여전히 사고 수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폐기물도 골칫거리 중 하나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전 1킬로그램당 100베크렐 이상이면 방사능 폐기물로 처리했지만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폐기물 기준치를 1킬로그램당 8000베크렐로 크게 완화해 기준치 이하이면 방사능 검사 없이 일반폐기물로 처리하고 있다. 또한 쏟아져 나오는 방사능오염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1킬로그램당 10만 베크렐 이하의 쓰레기는 소각할 수 있도록 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는 “올해 2월 도쿄도가 발표한 도내 하수 처리장의 하수 슬러지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 세슘 검출 데이터에 따르면 카사이 물재생센터 하수슬러지 소각재에서 1430베크렐/kg의 세슘이 검출된 것을 비롯하여 도쿄도내 10여 개의 슬러지 공장에서 수십에서 수백 베크렐에 이르는 세슘이 검출되었다. 최근에는 도쿄 미타카시의 진공청소기 먼지에서 세슘137이 25베크렐/kg이 검출되는 등 일본 내 폐기물로 처리되는 슬러지나 소각재, 쓰레기의 방사능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방사능 오염 우려가 높은 일본 폐기물이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지만 일본산 폐기물에 대한 방사능검사기준과 상시 감시체계가 허술하다는 것이다. 현재 일본산 폐기물은 수입업체가 수입허가·신고 시 방사능 비오염증명서(방사선 성적서 또는 간이측정결과)를 제출하면 수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정하나 의원은 “후쿠시마 사고 이후 각 유역·지방환경청에 제출된 방사능 비오염증명서 전체를 확인해 보니, 50여 건의 증명서에서 다른 허가·신고시 제출했던 증명서나 사진을 단순히 복사하여 사용하는 등 위변조가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장하나 의원은 환경부가 국내 반입 후 수입업체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사후 샘플조사도 각 청에 따라 점검율의 편차가 상당해 제대로 된 감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2015년 1분기에 대구청은 13개 업체 중 1개 업체만 점검했으며 낙동강청은 2014년 상반기에 26개 업체 중 3개 업체만 점검했다. 각 청의 인력 상황이나 담당자 재량에 따라 아무런 기준 없이 들쑥날쑥한 상황인 것이다.


돈 때문에 일본 석탄재 수입하나


이번에 문제가 된 업체 중 국내 시멘트 제조업체는 일본에서 석탄재 등 폐기물을 수입, 시멘트 부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시멘트 제조업체로 구성된 시멘트제조협회는 “인터넷상으로 제출된 마쓰시마발전소의 방사선 비오염증명서가 인쇄되는 과정에서 표기날짜 끝 부분이 잘려 인쇄되는 오류 때문에 생긴 오해”라며 위조가 아니라고 해명하고 나섰다. 또한 “2011년 4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 이후, 사고지역으로부터 200킬로미터 이상 위치한 발전소 물량만을 대상으로 수입하며 수입 전 방사선을 측정해서 안전성이 확인된 석탄재에 한해 국내로 반입하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업체의 해명에도 불신은 더 커지고 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 김혜정 운영위원장은 “각각의 회사들이 신고한 날짜는 다르다. 그러면 건마다 신고를 해야 하고 당연히 증명서와 첨부사진도 달라야 한다.”며 업체의 해명은 일리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위변조 논란을 받고 있는 50여 건 가운데 1건만을 해명하며 전체가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에도 석탄재가 있는데 왜 굳이 방사능 오염 우려가 있는 석탄재까지 수입하느냐는 지적이 높다. 실제로 국내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석탄재는 법적으로 정한 재활용 목표율에도 미치지 못하고 그대로 땅에 매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발전사들은 재활용실적이 저조한 이유를 업체의 석탄재 수입으로 꼽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멘트 제조업체가 수입한 일본산 석탄재는 최근 5년간 597만 톤에 달한다.
업체가 석탄재를 수입하는 것은 재활용 측면보다는 지원금 때문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쌍용양회공업, 동양시멘트, 한일시멘트, 라파즈한라 등 국내 4대 시멘트 업체는 일본으로부터 폐기물 처리비로 2015억 원이나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산 폐기물 수입 중단해야


환경연합과 시민방사능감시센터 등 시민단체들은 “시민은 시멘트 업체의 돈벌이와 무능한 환경부의 희생양이 아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재활용할 수 있는 폐기물도 남아돌고 있다. 정부는 일본산 폐기물 수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민관합동 조사를 통해 일본산 폐기물 수입업체의 방사능 검사 실태를 전면 조사하고, 증명서를 위변조한 수입업체에 대한 행정처분 및 형사고발 할 것 △환경부는 일본산 고철이나 식품처럼 폐기물 수출업자에게 무방사능 검사증명서를 제출하도록 법제화하고 수입업체와 환경부가 중첩적으로 실행하는 방사능 검역 시스템을 제도화할 것 △정부와 국회는 국회에 계류중인 ‘직매립 제로화’를 위해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소각하거나 묻으면 부담금을 물리는 자원순환법 개정을 시급히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함께사는길 hamgil@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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