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대란은 끝났나

재활용으로 수거된 플라스틱들이 선별 분리작업을 통해 모아져 있다 ⓒ함께사는길 이성수
 
미세먼지로도 머리가 아픈 봄날, 때 아닌 쓰레기 대란이 일어났다. 서울, 경기권 등 공동주택에서 배출된 과자봉지며 비닐봉투를 업체들이 수거 거부하는 일이 발생해 주민들이 일대 혼란을 겪은 것이다. 아파트관리사무소 측은 수거업체에서 수거하지 않기로 했다며 불편하더라도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리라는 안내문을 내붙였지만 주민들은 종량제 봉투도 부담이지만 종량제 봉투로 비닐 등을 버릴 경우 매립되거나 소각돼 2차 오염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지자체 역시 재활용품을 종량제 봉투에 넣어버리는 것은 불법이라며 기존대로 분리 배출하라고 안내하면서 혼란은 더 극심해졌다. 더군다나 필름류 포장재에 이어 페트병까지 수거 거부사태가 확대됐다. 
 
여론의 질타를 받은 환경부는 뒤늦게 대책을 세워 사태를 해결했다고 발표했고 대부분의 공동주택에서는 다시 수거를 시작했다. 과연 문제는 해결된 것일까. 오랫동안 쓰레기 문제를 연구하고 활동해온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더 큰 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이번 기회에 재활용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고 쓰레기 정책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이번 기회에 우리가 버린 쓰레기를 돌아봐야 한다. 
 
포장재에 표시된 대로 과자봉지나 플라스틱, 비닐류는 가정에서 분리 배출한다. 이것들은 어디로 가나. 
 
쓰레기가 배출이 되면 수거, 선별, 품목별, 재활용의 단계를 거친다. 가정에서 배출되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비닐류, 스티로폼, 기타 혼합플라스틱 등이다. 분리 배출된 플라스틱 폐기물은 각각 나뉘어 재활용된다. 모든 처리 비용은 무게 단위로 처리하는데 스티로폼은 부피가 커서 운반비가 엄청나게 들어간다. 스티로폼은 녹여 부피를 줄이고 재생원료인 ‘인고트’를 만드는데 이것으로 액자틀이나 창틀 등을 만든다. 예전에는 전량 국내에서 재활용을 했으나 현재는 인고트까지 국내에서 만들고 중국으로 수출한다. 인건비 때문에 우리나라 재활용 업체가 중국으로 갔고 우리나라에서 원료를 만들면 중국에서 성형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 ⓒ함께사는길 이성수
 
비닐류는 일회용비닐봉투뿐만 아니라 과자봉지, 라면봉지 등 비닐로 된 모든 것을 말한다. 일회용비닐봉투보다 과자봉지 등이 더 많다. 비닐류는 선별업체로 가서 압축 공정을 거쳐 재활용 업체로 가는데 70퍼센트가 성형 SRF 즉 고형연료업체로 간다. 20퍼센트 정도가 물질재활용 업체로 가는데 이 경우 저급의 물질재활용을 한다. 고급으로 하려면 재질별로 선별해야 하는데 다양한 비닐류가 섞여있어 질이 좋지 않다. 열분해로 해서 유화를 뽑아내기도 하는데 그리 활성화되지는 않았다. 
 
혼합플라스틱은 재질별로 혼합되어 있기 때문에 이 상태로는 재활용이 안 된다. 재질별로 선별하는 선별장으로 간다. 페트(PET),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리스틸렌(PS) 등 크게 4가지로 선별, 압축 후 재질별 재활용업체로 보내진다. 페트는 파쇄한 후 세척하는데 그것을 플레이크라고 한다. 이 플레이크 상태가 우리나라에서는 재생원료다. 플레이크는  폴리에스테르 섬유를 뽑아내는 곳으로 간다. 폴리에스테르 섬유 등으로 재활용하려면 투명색이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녹색, 잡색, 복합 등 색이 있는 페트병이 많고 이런 것들은 유가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국내에서는 수지를 맞출 수가 없어서 유색과 페트복합은 플레이크 상태로 중국으로 수출한다. 페트 재활용의 20퍼센트 내외다. 근데 이번에 중국이 이것까지 폐기물로 분류해 수출이 막혀버렸다. 현재는 동남아로 플레이크를 수출하고 있다. 
 
단일 재질 플라스틱은 파쇄하고 세척하고 녹여서 실처럼 뽑아내 쌀알 모양의 펠릿을 만든다. 이것이 재생원료인데 국내에서 플라스틱 성형제품이나 정화조 등을 만들거나 펠릿 상태로 수출한다. 중국은 펠릿 상태는 받아준다. 
 
결국 중국이 쓰레기 수입을 막아서 이런 상황이 온 것이다. 헌데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 쓰레기를 수입하기도 한다. 어찌된 일인가. 
 
전 세계에서 거래되는 폐플라스틱양은 대략 1500만 톤이다. 이중 연간 750만 톤이 중국으로 들어갔다. 유럽연합에서 수집되는 플라스틱의 85퍼센트가 중국으로 들어갔다. 우리나라도 중국 업체들이 높은 가격에 매입을 하니 수출을 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폐기물 수입을 막다보니 쓰레기 수출국 중에서 우리나라가 중국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재활용이 잘 되는 국가다. 재생원료를 가공하는 재활용 업체들이 많고 나름대로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어 재활용 사이클이 잘 돌아간다. 질이 나쁠 뿐이다. 유럽연합이나 미국은 분리배출과 선별만 잘할 뿐 재생원료를 만드는 시설이 없다. 중국의 폐기물 수입 중단으로 세계 시장의 양질의 압축품이 넘쳐나고 있다. 우리나라 재활용 업체 입장에서 보면 국내 것이든 외국 것이든 좋은 품질을 저렴한 가격에 쓰면 된다. 우리나라는 수입 규제도 없다. 우리나라도 중국에 수출해온 입장에서 굳이 만들 필요가 없었다.  결국 중국보다 못한 환경규제를 가진 나라가 되어 버렸고 쓰레기 수출국에서 수입국으로 되어 버린 것이다. 
 
우리나라는 가격 경쟁력이 안 되는가. 
 
선별업체 입장에서는 비용을 들여 폐플라스틱을 선별해서 그 선별품을 파는데 선별품의 가격이 떨어졌다. 페트의 경우 360원에서 260원으로 100원이 떨어졌다. 이익의 30퍼센트가 날아간 것이다. 또 최저 임금의 충격까지 받았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되는 선별업체는 최저임금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이다. 그렇다고 최저임금제를 비난할 것은 아니다. 우리가 비용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재활용을 하지 않았다는 지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또한 가정에서 배출된 혼합플라스틱은 선별 과정에서 40퍼센트가 쓰레기로 빠진다. 분리배출을 잘못해 쓰레기로 처리해야 할 것들도 들어온 것이다. 쓰레기 처리 비용도 지난해에 비해 30퍼센트 올랐다. 올해부터 매립소각처분부담금 제도가 시행되면서 소각매립단가가 올라간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선별업체들의 수익구조가 악화됐다. 선별업체들이 수익구조를 개선하려면 매입단가를 떨어뜨리는 것밖에 없다. 현재 매입단가가 0원이다. 수거 업체가 아파트에서 재활용품을 수거하는데 10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면 선별업체에 15만 원에 팔았다. 하지만 지금은 팔 곳도 없고 수거하면 할수록 적자다. 
 
일부에서는 돈 되는 것만 가져가고 돈 안 되는 것은 안 가져간다고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동안은 플라스틱 적자를 폐지로 메꾸었는데 폐지가격까지 떨어져버렸다. 선진국 폐지가 국내로 들어오면서 국내 폐지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업체들은 자선사업가가 아니다. 현재 폐지도 심각하다. 톤당 40원인데 이하로 떨어지면 위험하다.  
 
생산자에게 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 생산자책임제도가 있다. 이를 활용하면 되지 않나. 
 
가장 만만한 상대가 생산자다. 하지만 지금 나오는 EPR 만능론처럼 위험한 발상이 없다. 현재 EPR(생산자책임재활용 제도: 생산자에게 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 구조 한계상 생산자가 100퍼센트 책임질 수 없다. EPR 지원금은 품목별 재활용업체에 지원하고 일부를 선별업체에 지원한다. 이번 사태는 수거 단계에서 발생했다. EPR로도 해결이 안 되는 것이다. 또 EPR을 확대하면 판매자는 소비자가격을 올릴 것이다. 또한 가정에서 배출되는 PP 중 40퍼센트와 비닐류의 50퍼센트는 EPR 대상이 아니다. 생산자가 책임지지 않은 것들도 혼입되어 들어오는데 어떻게 책임지라고 하는가. 또 EPR 품목이라고 해도 10억 원 미만의 생산자는 돈을 안 낸다. 슈퍼에서 판매하는 검은 비닐봉투 같은 경우 EPR 대상이지만 대부분 영세사업자들이 생산하는 것이라 면제다. 이것저것 따지면 생산자가 돈 내서 비용을 부담하는 폐기물 비중이 얼마나 되겠나. 이런 상황에서 EPR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면 사업자에게 지원을 더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만 줄 뿐이고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킬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물론 각 단계별로 지원을 해줘야 하지만 지금 당면한 과제는 수거 단계이다. 현재 시스템에서 선별 재활용은 EPR에서 해결한다고 하지만 수거는 지자체 관리 영역으로 잡아줘야 한다. 이미 지역에서는 재활용품 수거 대란을 겪고 이에 대한 문제를 대응한 방법이 있다. 그중 청주시는 폐지는 기존 아파트와 계약한 업체가 수거하고 플라스틱류 수거는 지자체가 민간업체에 위탁대행료를 지급하고 위탁하는 방식을 택했다. 궁극적으로 이 모델이 맞는데 지자체 입장에서는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비용인데 어떻게 마련할 수 있겠나.
 
종량제 봉투값을 올리는 것이 한 방법이다. 종량제의 원칙은 일반폐기물은 배출자가 처리비를 부담하고 재활용품은 무상이 원칙이다. 하지만 실제로 일반폐기물 처리비 중 주민부담률은 전국 평균 30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 70퍼센트는 지자체가 부담한다. 서울은 조금 더 높다. 수도권매립지 단가가 높아졌기 때문에 종량제 봉투 비용을 올렸다. 지금 종량제봉투 처리로 인해서 230개 지자체에서 발생하는 적자가 일 년에 1조 원이다. 배출자로부터 걷지 않고 지자체 세금으로 메어왔다는 것이다. 종량제 원칙이 구현되지 않고 있다. 현재 각 가구가 한 달에 부담하는 종량제 봉투값이 2000원 정도이다. 두 배로 올려도 4000원이다. 종량제봉투 값 올리고 재활용품 수거체계를 더 강화시키자고 지자체가 설득해야 한다. 여기를 개선해줘야 재활용 무상 원칙도 살 수 있다. 
 
내가 배출하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이 커피 한 잔 값도 안 된다는 사실에 놀랐다. 근본적으로는 쓰레기를 줄여야 하는 것 아닌가
 
감량이 우선 원칙이지만 쓰레기 처리와 관련한 불안을 일단은 없애야 한다. 분리배출 후에 재활용품이 물 흐르듯 처리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하고 이 구조 위에서 감량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지금 당면한 문제를 풀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생산, 분리배출, 수거 선별, 재활용, 생산이 순환시스템이다. 이게 잘 돌아가기 위해선 몇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생산에서 두 가지 역할을 해야 한다. 하나는 재활용이 잘될 수 있는 재질구조로 개선하면 된다. 페트병을 투명색으로 하면 문제가 없다. 국내에서도 투명 페트병이 없어서 난리다. 근데도 유색 페트병이 자꾸 늘어난다. 단순히 자기 제품을 더 알리기 위해서다. 이에 대한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 또 생산자들이 재생원료를 더 많이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생산자들이 재질구조 개선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소비자 운동이 중요하다. 소비자들은 생산자들이 분리배출 표시를 해서 물건을 살 때 재활용 비용을 내고 분리배출 표시에 따라 분리 배출한 다. 하지만 생산할 때부터 재활용이 잘 되지 않은 것으로 만들어서 잔재물로 빠지거나 국외로 수출되고 있다. 이를 위한 재활용 등급 표시제를 제안한다. 재활용이 잘 되는 것, 안 되는 것을 등급을 매겨 포장재에 표시하는 것이다. 이미 분리배출 표시제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아래 표시하면 된다. 소비자 운동이 강력하게 나와야 생산자도 바뀐다. 
 
두 번째 분리배출을 잘해야 한다. 소비자들에게 조금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일회용 라이터, 일회용칫솔 등등 품목별로 구체적인 리스트가 필요하다. 분리배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분리 배출할 때 재활용이 되는지 안 되는지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와 관련해 분리배출 홍보와 교육 관련해서도 활용할 수 있다. 
 
세 번째 공동주택 관리다. 지금은 민간에서 알아서 하니깐 지자체가 사실상 방치해놓은 것이다. 공공위탁 시스템으로 가려면 지자체가 관내 공동주택 현황과 공동주택에서 배출되는 재활용 정보, 거래업체 등의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미 국토부는 공동주택 관리비 비리 문제가 심각해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에 있다. 쓰레기배출과 관련한 부분도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공동주택이 의무적으로 가입해 전산으로 보고하면 지자체에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별과 재활용 관련해 EPR 통한 지원을 하고 기술개발하는 등 시장 시스템을 선진화시켜야 한다.
 
 
글 / 박은수 기자 ecoactions@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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