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텍스트 167] 지구에 어떤 우리가 살아야 하는가

 
배달 서비스 어플을 다운 받을까 말까 오늘도 고민이다. 코로나 시대의 슬기로운 생존 방법 중의 하나가 배달이라는 걸 인정하는데도,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일회용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배달 서비스 이용을 가능하면 줄이려면, 아예 배달 서비스의 편리함에 발조차 들이지 말아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 미리 밝히자면 나는 섬세한 환경주의자는 아니다. 오히려 느슨하고 부주의한 편에 속한다. 다만 매일 분리수거를 할 때마다 대체 많은 플라스틱과 비닐을 어찌하면 좋을지 매일 난감한 상태이므로, 더 이상은 그 난감함을 보태고 싶지 않을 따름이다. 게다가 마스크와 마스크 포장 비닐은 디폴트값의 쓰레기로 가져가야 하는 매일 매일이 아닌가. 이제 우리의 의무교육 과정에 쓰레기를 잘 분리하는 방법이 국어나 영어, 수학보다 더 중요하지 않은가 싶은 첩첩산중의 나날들이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이 책 『뜨거운 지구 열차를 멈추기 위해』에 소개된 피에르 라비의 한 문장에도 뼈를 맞은 기분이다. “이제 단순히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지구를 물려줄 것인가 하는 고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여기에 더하여 우리의 지구에게 어떤 아이들을 물려줄 것인가까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자리를 괄호 쳐서 ‘어른’이라고 채워 넣고, ‘물려주다’ 대신에 ‘살아가다’를 써보면 더 그렇다. 우리가 어떤 지구를 사는지 문제가 아니라 지구에 어떤 우리가 살아야 하는가! 그런 점에서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그 어떤 식으로든 진행되어야 옳다. 1972년 로마클럽이 발간한 「성장의 한계」 보고서에는 지금과 같은 수준의 인구폭발과 경제성장이 지속된다면 100년 안에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고, 생태계의 자정능력을 위협하는 수준의 발전이 계속된다면 미래세대의 생존권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엄청난 수준으로 지구의 등골을 파먹는 발전을 거듭해왔고, 50년이나 써버렸다. 현세대가 지구에 대해서 꼭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 그것은 마땅히 지속가능한 사회를 창조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고, 인간 사회에서의 정의가 실현시키며, 궁극적으로는 이를 바탕으로 하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교육을 하는 것이다. 우리의 가치와 행동과 삶의 방식을 배울 수 있는 질 높은 교육. 
 
이 책에서 저자들은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호주, 독일, 영국, 남아프리카 공화국, 캄보디아 등의 다양한 환경교육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키워드는 생명과 생태에 머물지 않고 공평과 정의, 나눔과 배려, 공감과 책임으로까지 확장시켜 놓았다. 공감과 정의의 관점에서 영화 『기생충』은 기후재난을 다루는 측면이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과 서서히 일상에 파고들어 사회의 여러 가지 부조리를 여실히 드러내는데, 영화 속 기택 네와 박사장 네처럼 어느 사회에나 가난한 사람들이 그 피해를 누구보다 많이 받는”다는 것을 우리는 시각적으로 즉각 확인할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 저개발국가의 여성과 난민들, 미세먼지와 악화된 대기오염 속에서도 보호 장비 없이 일을 해야 하는 노동자들, 이들은 기후 위기가 곧 생존의 위기가 되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제대로 배워야 할 것은, 우리가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영국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한 학기의 절반가량을 이런 탐구 질문에 답하는 데 쓴다고 한다. “벌은 왜 멋질까요?” 그러면 아이들은 벌이 특별히 좋아하는 꽃은 무엇인지, 벌이 벌집을 어떻게 만드는지, 만들어서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사는지, 그리고 나아가서는 벌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그러니 우리 스스로 한 번 묻고 답해보기로 하자. 비닐과 플라스틱은 왜 문제일까요? 농사를 짓거나 텃밭을 가꾸는 일은 왜 중요한가요? 물건을 사는 일은 지구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요? 학교에서 생활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의 리스트들이다.
 
글 / 조은영 무가지로 발행되는 서평 전문 잡지 『텍스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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