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대를 위하여 158] 가장 급한 일

지구온난화는 인류의 화석연료 남용이 불러온 지구적 변화다. 2015년 파리 합의로 만들어진 신기후체제에 의한 기후행동의 전면적 이행으로 21세기 내의 기후변화를 1.5℃ 이내로 억제한다고 해도 이미 발생한 기후변화의 영향은 최소 1000년 이상 계속된다. 반대로 1.5℃ 억제에 실패하면 지구는 기후파국을 맞는다. 식수와 식량 부족이 인류의 삶에 가장 직접적인 기후충격 결과로 나타날 것이고 뒤를 이어 생물대멸종의 심화를 비롯한 생태계 붕괴의 연쇄효과가 역시 동일계의 일원인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다. 
 
기후파국과 파국의 장기 안전관리 가능성은 △2020년 지구적 탄소배출 정점 구현 △2030년 세계 탄소배출량 45퍼센트(2010년 대비) 감축 △2050년 지구적 탄소순배출 제로 구현 △2050년 이후 지구적 탄소순배출 제로 유지관리라는 시기별 기후행동에 달려있다. 지구의 현실은 이 긴급한 시간표와 거꾸로 가고 있다. 세계 탄소배출량은 수년간 역사상 가장 큰 폭으로 확대됐고 신기후체제를 구동시킬 이행지침(Rulebook) 마련은 미국을 비롯한 현 화석연료체제의 지배자이자 최대 수혜자 국가들에 의해 지난 2년간 저지돼왔다. 기후파국 회피의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기후과학이 설정한 2020년 말까지는 단 2번의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 즉 지구 공통의 탄소감축 이행지침 마련 기회가 남았을 뿐이다. 이것이 지구와 인류가 경험하고 있는 기후위기 정국이다.
 
지구평균의 2배 이상 급속한 온난화가 발생한 한국의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정부의 ‘202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상의 탄소배출량 억제목표는 수년 동안 달성 실패를 이어왔다. 2017년에는 억제목표보다 무려 1억여 톤 가까이 증가한 7억910만 톤이 배출됐다. 그런데도 그동안 정부는 감축실적이 90퍼센트(2015년의 경우 98퍼센트 이상)를 넘는다고 자체평가를 해왔다. 게다가 정부의 2030년 감축목표는 1.5℃ 시나리오가 설정한 감축 기준연도인 2010년도 아닌 2017년 대비 24.4퍼센트 감축에 불과하다. 감축목표 이행은 실패, 평가는 왜곡, 감축계획도 기준 미달인 게 정부 주도 기후행동의 현실이다.
 
공권력 주도 기후행동의 실패가 지금 세계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놓인 자리다. 이에 대한 반동이 지난 9월 20일부터 일주일간 벌어진 세계시민들의 릴레이 ‘기후위기비상행동’ 캠페인이다. 설령 세계시민들의 비상행동이 세계기후정치를 압박하여 이행지침 마련에 성공한다고 해도 안전은 보장되지 않는다. 에너지전환이 완료될 때까지 세계시민들의 지속적인 탄소감축 감시가 있어야 한다. 세계와 한국의 시민환경운동이 이미 시작된 기후변화와 그 응전이라는 장기적이고 지구적인 활동의 변화된 조건에 맞춰 환경운동 전부문의 활동지향을 기후행동으로 통합·내재화하는 활동의 재구조화가 사실은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의 가장 긴급한 과제다.
 
글 / 박현철 편집주간 parkhc@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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