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대를 위하여 167] 에너지전환의 이인삼각

이인삼각 경기에서는 빨리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묶인 다리까지 포함해 다리 모두의 보속과 보폭을 잘 맞춰 넘어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속보도, 완주도 가능하다. 
 
국제재생에너지정책네트워크(REN21)가 연례보고서(『2020 세계 재생에너지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전력은 큰 폭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종에너지 수요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은 2013~2018년 사이 단지 1.4% 증가한 11%에 머물렀다. 이는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80%를 차지하는 냉난방과 운송 부문에서 여전히 낡은 에너지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발전 부문의 재생에너지원 전력 비중은 26.4%로 늘었지만, 난방에서는 10.1%, 운송에서는 3.3%에 불과하다. 에너지 전환의 부문간 불균형이 존재하는 것이다.
 
REN21은 운송과 냉난방 부문의 재생에너지원 전력으로의 전환을 위한 정책과 투자를 발전 부문 이상으로 늘려야 하며, 파리협약으로 신기후체제가 출범한 뒤 오히려 민간 금융권이 석탄화력 투자를 늘려온 반기후적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N21의 지적은 2019년 태양광 발전설비 10대 투자국의 하나가 된 한국에게도 뼈아픈 충고다. 한국은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짜는 중인데 2030년 이후에도 여전히 석탄화력에 크게 의존하는 기획이 담겨 있고, 민간 금융의 석탄화력 투자 또한 여전하다. 
 
코로나19 전염시대를 불러온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책은 재생에너지 기반 에너지 전환이다. 재생에너지 전력 확대만으로 에너지 전환은 이뤄지지 않는다. 전 사회 부문에서 동시 전환이 추진돼야 한다. 에너지 전환 정책 강화와 투자 증대 한 켠에서 반기후적 에너지 정책과 투자가 동시에 벌어지는 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세계에너지기구(IEA)는 2020년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에너지 부분의 탄소배출량이 최대 8%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탄소배출량 감소는 일시적인 경기하강 효과에 그치기 쉽다. 지구평균기온 상승을 21세기 말까지 1.5℃ 이내로 지켜내려면 앞으로도 매년 8%씩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 코로나19 정국이 끝나도 최소 10년은 그래야 하고 그 사이 탄소 제로 배출 시대의 기초를 완성해야 한다는 뜻이다. 
 
에너지 전환은 모든 사회 부문이 서로 묶인 채 달리는 이인삼각 경주와도 같다. 발전 부문의 진전을 전체의 진전으로 착각하면 에너지 전환의 장기 경로에서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 딱 좋다. 에너지 다소비 국가, 한국에게 에너지 전환은 국가사회의 미래를 건 긴박한 의제다. 발전을 위시한 전 부문에서 더 담대한 에너지 전환 목표를 새로이 세팅하고 더 강력한 실행계획을 짜고 실천해야 할 때다. 
 
 
글 / 박현철 편집주간 parkhc@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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