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대를 위하여 168] 강과 촛불 앞에 당리를 앞세우면

『맹자』를 일신의 수양을 바라는 이들을 위한 교양서로도 읽을 수 있지만 그보다 이 경서는 정치학 교재로 읽어야 마땅하다. 바른 정치에 대한 메타포로 가득차 있기 때문이다. 『맹자』는 “내 왕국을 이롭게 할 방안이 있는가?”라고 묻는 혜왕(전국시대, 위나라 왕)에게 “하필이면 이익을 물어보는가?”라고 비판하며 시작된다. 특별히 이 첫 장구는 『맹자』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이 담겨있어 오늘날까지 정치의 본질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
 
2017년 5월 22일, 발표된  대통령 업무지시는 △4대강 보 상시개방 착수 △물관리 일원화 △4대강사업 정책감사 등 이명박 정권이 자행한 강을 죽인 적폐사업, ‘4대강사업’의 일소에 관한 것이었다. ‘2018년까지 보 처리 방안 확정’, ‘2019년에 4대강 재자연화 로드맵 시행’이라는 시간표도 나왔다. 그로부터 만 3년도 더 지난 오늘날까지 불완전한 물관리 일원화를 제외한, 실질적인 4대강 재자연화 정책은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 보 개방도, 보 철거를 포함한 처리방안 결정도 미뤄지고 있다. 주무관청인 환경부가 금강 및 영산강 보 개방과 철거 방침을 상신했으나 물관리위원회는 최종 판단을 계속 유보하고 있다. 물관리위원회에 4대강사업의 반생태, 반사회성을 지적한 전문가를 단 한 명도 포함시키지 않고 정부 입맛대로 구성한 데 따른 일이다. 정부의 그런 인선은, 4대강 재자연화 거부 세력의 발호 정도에 따라 정부여당의 지지도와 득표력에 미칠 영향을 타산한 뒤, 그에 맞춰 위원회 활동을 제어하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것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계산과 복심이 대통령 지시 이후 3년이 지나도록 4대강 재자연화에 대한 그 어떤 진전도 없는 현실을 불러온 것이다. 
 
맹자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묻는 혜왕에게 내가 말할 것은 ‘인의의 정치’뿐이라고 답했다. 맹자가 말한 ‘인의’는 영역본(James Legge 역)에서 자비와 정의(benevolence and rightoeusness)로 번역됐다. 대통령의 4대강 재자연화 지시를 이행하지 않음으로써 얻을 정부여당의 이익이란 다름 아닌 정부여당을 세운 ‘촛불 시민들과는 다른 사회정치적 지향을 가진 세력의 지지’ 또는 ‘최소한, 극력 저항의 유보’ 정도일 것이다. 이것을 바라는 것, 그게 바로 당리(黨利) 추구다. 4대강사업은 적폐사업이었고 그 청산은 시대의 요구이자 촛불의 명령이었다. 지금, 정부여당이 ‘테러당한 강 생태계에 대한 자비심’을 내버리고, ‘적폐 토건사업 청산이라는 정의’에 등돌리는 정치를, 정치조직도 아닌 ‘물관리위원회’와 강을 비롯한 물 주무부처인 ‘환경부’를 통해 하고 있다. 맹자는 ‘이익을 좇는 정치의 끝’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라의 모든 부류가 제 이익만 탐하므로 결국,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이다.’
 
글 / 박현철 편집주간 parkhc@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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