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5] 회화나무 아래서-새만금갯벌 간척을 둘러싼 동상이몽

회화나무 아래서

새만금갯벌 간척을 둘러싼 동상이몽

지난 3월 말, 전라북도와 도의회, 전북농협 등이 전주 시내에서 떡과 전북산 쌀을 나눠주는 행사
를 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쌀 소비량이 급속하게 감소하고 있어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
문에, 앞으로도 ‘아침밥 먹고 다니기 운동’ 등 다양한 쌀소비 촉진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한
다.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전북도민이 몇 달치 먹을 쌀을 생산하는 것이 새만금사업의 목표라는
것은 참으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전북도민은 새만금사업으로 인하여
생기는 간척지는 복합산업단지로 용도가 바뀔 것이라고 믿는다고 한다.
국토개발에서 소외되었던 지역들은 지역특성에 맞는 발전전략을 세우느라 고심하면서, 국가차원
의 지원을 원하고 있다. 전라북도는 90년대부터 농업의존도가 높은 경제적 취약성을 극복하기 위
하여 산업단지 개발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전주과학지방산업단지, 정읍공단 등 도
내 공단 약 90만평이 미분양 되는 등 산업체 유치도 쉽지 않은 듯하다. 새만금 간척지를 복합단
지로 개발하기 위한 수십조원의 재원 마련도 문제이지만 그 넓은 단지를 채울 산업체 수요도 찾
기 어렵다. 또한 현재 새만금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농림부는 간척지의 용도 전용에 가장 반대할
것이며, 이 경우 간척농지의 전용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이미 동아매립지 등에서 확인된 바 있
다. 이처럼 사용목적과 수요의 불확실성 때문에 새만금사업은 설사 강행을 하더라도 사업진행은
한없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 결국 전북도민은 갯벌만 모두 잃고 대신 오염이 극심할 담수호만 갖
게 될 것이다. 그리고 호수의 수질을 관리하기 위한 막대한 예산은 전북발전의 발목을 잡을 것이
다. 결론적으로 지금 많은 전북도민은 현실가능성이 거의 없는 장미빛 공약에 속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새만금사업의 추진근거는 전북도민의 염원이라는 추상적 명분만이 남아 있다. 전북도민의
염원은 전북의 발전이지 새만금사업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새만금사업이 전북도민에게 도움
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새만금사업 반대를 지역차별 또는 음모로 호도하는 감정
적 대응까지 나오는 것이다. 실업과 연쇄부도 등 국민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
하여 부실기업에 혈세를 투입하는 것조차 비판이 높다. 그런데 수천억의 기존 공사비를 투자했다
는 이유만으로, 환경파괴의 문제는 차치하고 경제성조차 없는 사업에 수조원을 더 사용하겠다는
도박 같은 결정은 책임 있는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 이제는 일부 건설된 방조제를 가장 경제적
이고 생태적으로 처리, 수습하고 전북의 올바른 발전전략을 수립, 추진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
다. 정부의 결단과 전북도민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장재연 jangjjy@madang.ajou.ac.kr
본지 편집위원, 아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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