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4월호] 사진이야기/ 서해안 갯벌

사진 이야기
서해안 갯벌
글·사진/이성수 본지기자

무엇인가 꿈틀꿈틀 살아 움직임이 느껴지는 거대한 습지는 잠시도 쉬지 않는다. 우
리나라 서해의 갯벌은 세계 5대 갯벌 중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그 보전가치가 매우
크다.
갯벌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지형이 평탄해야 하며 수심이 얕고, 조수간만의 차가
커야 한다. 이런 조건들이 모두 갖추어진 곳은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 그러나 서해
안 갯벌은 이러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생물종의 보고이자 천연의 오수처
리장이라 할 정도로 그 명성이 높은 곳이다.
무릎까지 빠지는 갯벌에 들어가 보면, 생물체의 흔적이나 구멍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뻘속 깊은 곳에는 수많은 게와 갯지렁이, 조개 등이 각자의 자기 방식대로 집을 짓
고 살아가고 있다. 서해를 따라 내려가면 조그마한 반도를 끼고 있는 충남 서산의
갯마을 벌말이 있다. 이곳에 접어들면 앞이 탁 트인 갯벌이 펼쳐 보인다. 이 조그만
마을은 아직 갯것이 왕성하지 않아 한가하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쯤 동네 아낙네
들이 하나둘씩 그물망 속에 갯벌에서 얻은 수확물들을 들고 환한 미소를 띠며 삼삼
오오 모여 든다.
갯벌은 갯마을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다. 이미 시화호 간척사업을 통해 보았듯이 우
리는 갯벌을 메워 육지를 만든다. 물론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 시화호 방조제 옆에
있는 대부도 방아머리 포구에는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휴식을 즐기던 곳이
었다. 그러나 지금은 인적이 뜸하고 쓰러져 버린 횟집의 간판들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이곳만이 아니다. 우리나라 갯벌중 가장 광활하고 볼거리가 많은 변산 일대의 갯벌
도 지금 세계 최대의 간척사업으로 제 모습을 잃고 있다. 멀리 새만금 방조제가 보
이는 갯벌에서 바지락을 열심히 캐고 있는 한 할머니는 ‘방조제 때문에 썰물 때 물
이 잘 빠지지 않아 깊이 들어가지 못한다’며 공사가 완공되면 어디로 가야할지 걱
정된다고 하소연이다.
간척으로 얻는 이익보다 파괴되는 생태계의 가치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차
이가 난다. 90년에 들어와 서해안을 중심으로 대단위 간척매립 사업이 추진되어 서
해안 갯벌 면적은 15%나 줄어 들었다. 우리는 그만큼의, 아니 그이상 몇배의 자원을
잃은 것은 아닌지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생명의 보금자리인 갯벌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여 보호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습지보전연대회의라는 시민단체가 결성되어 올해를 습지보전의 해로 지정하자는 제
안도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다각적인 갯벌 보전방안들이 연구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도 중요한 것은 갯벌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확대와 정부의 정책적 보존노
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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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3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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