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유기적 진화는 가능하다" _ 김수정



서귀포에서 열린 생태도시국제포럼(10월 29~30일) 발제자로 참석한 생태도시운동의 선구자 리차드 레지스터(에코시티빌더 대표)의 초청간담회가 지난 10월 27일 환경운동연합 환경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초청 간담회는 ‘생태도시의 미래’라는 주제로 세계 각국 도시의 현재와 대안을 모색함으로써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인 도시에 대한 환경운동이 가지는 고민을 함께하는 자리였다.

물질의 부 아닌 삶의 부를 담는 도시 만들자
1975년 리차드 레지스터(Richard Register)는 몇몇 동료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어번 이콜로지(Urban Ecology)라는, 자연과 조화로운 도시를 재건하기 위한 비영리단체를 만들었다. 이후 이 단체는 버클리 시에서 차량이동 속도가 느리게 제한된 거리를 만들고, 복개된 하천을 복원하고, 거리에 유실수를 심으며, 태양열 온실을 만들고, 에너지 조례를 제정하고, 버스전용차로제를 도입하고, 자동차 대신 자전거와 보행자전용도로의 보급을 확대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이 시도들은 이후 생태도시의 개념과 생태도시 운동의 시작이 된다.

간담회에서 레지스터는 생태도시의 가장 큰 원칙은 환경파괴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도시외곽지역에서 폭포나 동물과 새들이 모일 수 있는 벌판, 강, 호수, 습지, 바다를 보면 얼마나 생물다양성이 중요하고 생태도시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 올라가고 있는 지구의 평균기온, 증가하는 석유소비와 계속되는 환경파괴적 개발사업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그가 소개하는 100여장의 슬라이드 필름은 세계 각국의 전통과 현대적 시도, 그리고 여러 희망과 넘어야 할 과제들을 담고 있었다.

콘크리트로 가득찬 아벌컬키의 높은 인구밀집도와 에너지 소비율은 현대도시가 가지는 전형적인 과제다. 많은 도시들이 자동차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와 마을을 만들 때 사람들이 편히 걸을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이 아닌 자동차를 위해 만들어지고 있는 현대도시의 기형적인 모습에 이어 소개된 터키의 한 시골마을은 사람들이 생태도시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집은 복합적으로 이용된다. 1층에서는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고 자동차 대신에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자전거를 사용하고 있다. 이어지는 2, 3층에서는 생활공간이 있고 지붕에서 태양광 에너지를 모으고 있다. 서로 외면하고 바삐 지나쳐가는 부유한 현대도시와 서로 소통하고 만나는 시골마을은 ‘삶의 부가 무엇인가’를 뚜렷하게 대비해 보여준다.

도시의 녹색진화를 일구자
브라질의 꾸리찌바는 도시계획을 할 때 ‘토지를 어떻게 이용할까’와 ‘교통체계’를 우선 계획했다. 많은 공원이 있는 도시는 도심 중심부에서 다섯 개의 도로가 뻗어나가 있다. 버스전용도로가 있고 이곳에는 승용차가 다닐 수 없고 사람들이 버스를 빨리 갈아탈 수 있도록 환승대가 있다.

에너지팜이라는 미국의 농장은 에너지광발전기술을 이용해서 대안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생태도시에서 중요한 것은 에너지 시스템이다. 단순히 재생에너지를 갖는 것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사회구조가 되어야 한다.

인도 다즐링의 경사가 심한 곳에 세운 학교는 단절되기 쉬운 각 건물을 모두 계단과 다리를 이용해 건물간 이동경로를 만들었다. 친환경적으로 이동할 뿐 아니라 보행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생태도시 디자인에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즐겁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작게는 다리를 만들 때 보행자들이 쌍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을, 크게는 주거지에서 도심지역으로 손쉽게 이동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레지스터는 어떠한 도시도 개조해서 새로운 도시로 만들고 생태도시 개념을 도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통이 단절되기 쉬운 고층 건축물도 위에는 빛과 그림자를 만들 수 있는 창을 만들고 다양한 교각을 세워 이동할 수 있게 하여 사람들이 환경을 느낄수 있는 상업지구로 활용하도록 여러 가지 디자인을 제시했다. 자동차는 없애거나 도심외곽으로 이동시키고 건축 때는 자연과 하나 될 수 있게 시도한 캘리포니아 미래도시에는 그의 그런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간담회를 마친 그는 한국 환경활동가들과의 대화에서 유기적이고 진화가 가능한 도시, 자동차가 아닌 보행자를 위하고, 토양이 보전되고 생물다양성이 증진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지금 도시에서 생태적으로 문제있는 것은 바로 잡고 생태친화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며 열정적으로 자신의 생태도시 비전을 펼쳐 보였다.


김수정 kimsj@kfem.or.kr
환경운동연합 생태도시센터 간사

리처드 레지스터는

에코시티 빌더(http://www.ecocitybuilders.org/) 의 대표로 약 30년 동안 생태도시 만 들기 활동을 해왔다. 1975년에 ‘어번 이콜로지(Urban Ecology)’를 설립하여 대 표로 활동했고, 1992년에는 ‘에코시티 빌더(Ecocity Builder)’를 설립하여 대 표로 활동하고 있다. 환경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활발한 강연 과 저서활동도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대, 스탠포드대,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등 여러 대학에서 에코시티(Ecocity)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으며, 대표저서로는 ECOCITIES-BUILDING CITIES IN BALANCE WITH NATURE(2002), VILLAGE WISDOM/FUTURE CITIES(1997), ECOCITY BERKELEY-BUILDING CITIES FOR A HEALTHY FUTURE(1987), ANOTHER BEGINNING(1978)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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