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안전 위협하는 식품첨가물 _ 이상백



현대 도시인은 불가피하게 적지 않은 가공식품을 먹으며 살아간다. 하루 한 끼 이상 식당에서 밥을 사 먹고 기호에 따른 식품 섭취 한두 가지도 기본이다. 집에서 먹는 음식조차 농약과 화학조미료 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 먹거리에 쓰이는 식품첨가물은 현재 식품첨가물 공전에 등재된 것만도 600여종, 화학물질은 2700여 가지에 달한다. 한마디로 자급자족하지 않는 다음에야 식품첨가물에서 완전히 벗어날 길은 별로 없다. 그만큼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식품산업의 발달은 식품첨가물의 종류와 사용을 불가피하게 늘려왔으며 인체 위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매일 먹게 되는 식품첨가물, 과연 얼마만큼 안전한 것일까.

허용기준치내 식품첨가물도 위험할 수 있다
식품첨가물은 식품의 색, 향, 맛, 질감을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향상시키고 오래 보존하기 위해서 대부분의 가공식품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사용기준에 맞게 사용하면 인체에 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리 쉽게 단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허용기준치내의 안전한 첨가물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장기간 섭취하였을 때, 또는 두 가지 이상의 중복되는 첨가물이 들어있는 식품을 섭취하였을 때 인체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정확한 조사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한의사협회와 서울환경운동연합은 지난 8월 25일 프레스센터에서 ‘식품첨가물, 과연 안전한가’라는 토론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의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신동천 교수는 위와 같은 문제 지적에 앞서 “식품첨가물 위해성 평가가 지금까지는 독성평가에 집중”되어 있었으나 “최종적인 안정성은 실제로 소비자가 첨가물을 사용한 식품을 얼마나 섭취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며 현행 안전기준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한국인의 식생활 양상에 적합하면서 신뢰할 만한 섭취량 평가방법의 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4월 문제가 됐던 햄, 소시지 첨가물 아질산나트륨의 경우가 이런 문제의 전형적인 경우다. 우리나라의 경우 육가공품 1그램당 0.07밀리그램까지 첨가할 수 있는 아질산나트륨 사용기준을 따르면 25그램의 햄 속에 최대 1.75밀리그램(0.07×25그램)까지 첨가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몸무게 20킬로그램의 어린이가 한 조각(25그램)만 먹어도 세계보건기구 일일섭취허용량(ADI)인 1.2밀리그램(0.06×20킬로그램)을 초과하게 되는 모순에 빠져 있었다.

식품안전, 소비자들의 주의와 선택도 중요
올 한 해만 해도 아질산나트륨 문제, 어린이 기호식품중 타르색소 및 인산염 문제, 스낵류중 나트륨 문제, 천연첨가물 젤라틴의 원료 문제, 꼭두서니 색소 문제 등 첨가물과 관련된 먹거리 사건들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의 양장일 사무처장은 “사례를 통해 볼 때 결국 우리의 건강은 우리가 지킬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정부와 기업에 대한 강한 불신을 토로했다. 실제 아질산나트륨 문제의 경우 정부는 1년여의 기간 동안 조사 후 기준치 조정이라는 입장을 밝히는 동안 시민들은 (주)CJ를 대상으로 불매운동을 벌이기 시작했고 결국 기업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 ‘보존료 무첨가’ 표기 삭제, 아질산나트륨 감소방안 연구, 식품첨가물 완전표시제 2005년 조기 시행 등은 시민들 스스로 얻어낸 성과였다. 양 처장은 “이미 시민의 노력에 의해 아질산나트륨 무첨가 제품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 판에 과연 아질산나트륨의 법적인 기준치를 유지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며 질타하고 “정부는 기업의 활동보호도 해야겠지만 무엇보다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 노력하고 이를 위해 기업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의 선택도 식품 안전을 위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 교수는 “소비자들이 색이나 맛으로 식품을 고르기보다는 영양가와 안전성에 치중해서 가공식품을 선택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식품첨가물의 사용은 자연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이해각 식의약안전팀장도 “소비자들이 식품첨가물 표시를 주의 깊게 읽고 확인하는 소비 태도를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이날 참석한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은 근본적으로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현실적 이유를 들며 어려움을 호소하기 바빴고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중간에 끼어 원론만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이상백 기자 leesb@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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