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대를 위하여 79] 안전을 생각한다

또 집값 걱정으로 미래 5년을 담보 잡는 일이 벌어졌다. 토건경제 유지와 주택 가격하락 방지에 더 유효하다고 여겨진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주택으로 대표되는 자산을 수도권 지역에서 소유한 5060세대, 특히 50대 베이비부머들의 선택이 결정적이었다. 선택은 끝났다. 사회적 과제는 그대로 남았다. 경제적으로 안전한 삶에 대한 욕구가 정의로운 삶에 대한 욕구보다 컸다는 식으로 말할 수는 없다. 안전한 삶이 정의로우면 안 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2013년의 현실에서 시민들의 안전한 삶은 우선 경제적 안정과 사고로부터의 안전이라는 두 지주에 기대 있다. 우리 사회의 절반 이상이 경제적 안정을 우선 집값의 유지존속이라고 해석했고 4대강사업으로 대표되는 토건경제를 용인했다. ‘핵발전소의 점진적 축소’를 통한 ‘탈핵’보다 ‘핵발전소 안전관리 강화와 증설 신중’이라는 사실상의 ‘찬핵’을 선택했다. 


4대강사업은 토건경제의 심볼이다. 지난해 봄부터 녹조가 피었고 가을에는 물고기떼죽음이 발생했다. 매년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다. 자연의 위기는 인간의 위기로 귀결된다. 강에서 식수 원수의 절대량을 구하는 우리나라 상수도체계상 곧 식수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럼에도 ‘4대강 16개 대형댐들은 공학적 안전검사를 받은 뒤 안전성을 판단’받게 된다. 노동자들의 죽음을 딛고 속도전으로 만들어진 그 댐들의 건설과정을 보면 안전검사 과정 또한 알 수 있다. 댐은 앞으로도 굳게 닫혀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4대강 댐 안전성 검사 후 판단’이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핵발전의 안전성에 관한 시민들의 감수성은 극적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고리1호기 비상전원상실사고부터 짝퉁위조부품 사용실태까지 우리나라 핵발전소의 안전도는 바닥이다. 그럼에도 설계수명을 넘긴 낡고 위험한 핵발전소,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는 ‘안전성 검사 후 수명을 연장’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핵발전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증설에는 신중하겠다.’는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에 의하면 그렇다.


4대강의 위기와 핵발전소의 위기는 모두 안전성의 위기다. 자연과 사람의 목숨에 관한 안전, 일상을 일거에 파괴할 수 있는 사고로부터의 안전이 상시적으로 위협받는 안전성 위기다. 식수 안전이나 방사능 안전 같은 문제는 경제 안정만큼 일상적으로 중요하게 인식되기 어렵다. 그러나 일단 거기서 문제가 생기면 일상의 모든 정상체계를 단숨에 무너뜨릴 파급력을 가진다. 그런 종류의 사고 여파는 무한에 수렴하는 속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 기간 중 내건 저 공약(公約)들을 부디 공약(空約)으로 만들고, 즉시 국가사회의 안전보장, 시민생활의 안전보장을 위한 전향적인 정책구상과 실천에 나서기 바란다.  


사회적 안전구조의 핵심에 환경과 생명의 문제가 있다. 새 정부가 이것을 대선기간에서와 같이 등한시한다면 대한민국의 5년은 안전하지 않다. 대탕평책은 지역 인사들만을 향해 열린 협소한 것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의 안전이라는 환경운동의 가치를 향해 먼저 열려야 한다.


박현철 편집주간 parkhc@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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