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 처리에 새 길 열리나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새 길 열리나


맹지연 강동송파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mjy613@kfem.or.kr


음식물쓰레기는 수분 함량이 높고 시간 경과에 따라 침출수와 악취가 발생하여 위생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일상 생활공간은 물론 매립지의 오염을 가속화하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수도권매립지에서 2005년 1월 음식물류 폐기물 반입을 금지했다. 이때부터 시행된 음식물류 폐기물 직매립 금지제도로 음식물쓰레기의 분리배출이 활성화되고 발생량은 급격히 증가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배출된 음식물쓰레기를 최종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이다. 그냥 묻을 수도 없고 태울 수도 없는 이것을!

 

음폐수 만드는 자원화, 다른 길은 없을까
2005년 음식물쓰레기 직매립 금지 이후 정부는 분리배출된 음식물쓰레기를 모아 재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2007년 기준, 분리배출된 음식물쓰레기의 96퍼센트가 퇴비화, 사료화로 재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음식물의 특성상 수분 및 염분 함유량이 높아 처리효율이 낮고, 퇴비나 사료로서 재활용 상품의 질이 낮아, 수요처를 찾기 어려운 현실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퇴비화, 사료화 과정에서 염분 제거를 위해 사용하는 세척수와 음식물 함유수분 탈수과정에서 음폐수(음식물쓰레기 처리수)가 다량 발생한다는 것이다. 음폐수는 환경부하가 큰 고농도 유기성폐기물로 정화에 엄청난 처리비용이 소요된다.


지금까지 한국은 그 음폐수를 해양투기해 왔다. 육상에서 발생한 모든 쓰레기나 유해물질의 해양투기를 금지한 국제협약인 런던협약 가입국이면서 동시에 이 협약에 의거한 런던의정서 가입국인 한국이 음폐수 해양투기국인 것이다. 지난 1988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이 해양에 투기한 폐기물의 양은 1억2000만 톤 이상이다. 한 해 우리나라가 1년간 바다에 버리는 음폐수량은 연간 143만5000톤 정도로 한국이 한 해 바다에 버리는 폐기물 가운데 30퍼센트 이상이다. 버려진 음폐수가 적조 등 해양오염을 가중시키는 등 이차오염을 불러오는 건 물론이다.


때문에 런던협약과 의정서의 규정에 의해 2013년부터는 음폐수의 해양투기가 전면금지된다.
정부는 이런 현실을 타개할 정책을 가지고 있을까? 정책의 주된 흐름은 2007년 12월 환경부가 발표한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발생폐수 육상처리 및 에너지화 종합대책(2008~2012)」에 담겨 있다.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음폐수 중 해양투기되는 물량을 육상처리로 전환하고 에너지(바이오메스)로 회수하겠다는 것이다. 즉 정화처리와 바이오매스로의 활용을 음폐수 대책으로 삼은 것이다. 이 정책의 현실성과 실효성은 비용과 기술 양자에서 사실상 미지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이러한 접근밖에 없는 것일까?


다른 선택을 한 곳도 있다. 새로운 접근은 서울시 서초구청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초구는 2008년 「서울시 서초구 음식물류폐기물  감량기 설치에 관한 지원 및 운용조례」를 제정해 구청장은 개별주택 또는 공동주택에 대하여 감량처리할 수 있도록 감량기기 설치를 권장하고 필요한 지원과 조치를 강구토록 규정했다. 주택밀집지역이며 설치 비율이 높고, 거주가구 대비 신청가구 비율이 높은 지역(단지) 등에 구가 설치비의 50퍼센트(20만 원 이내)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서초구의 시도는 발생원이 생활환경 보전상 지장이 없는 방법으로 그 폐기물을 스스로 처리하거나 양을 줄여서 배출토록 규정하고 이에 관해 시·군·구의 조례 등에 위임한 폐기물관리법 제15조 (생활폐기물배출자의 처리 협조 등)에 따른 것이다.  서초구의 새로운 접근은 그러나 조례가 제정됐던 2008년 당시의 처리기기업계의 낮은 기술력으로 인한 저기능 제품들로 소비자의 외면을 받으면서 외면 받았다.

 

악취 잡고 음폐수 없애고 에너지도 회수하는 기기?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기들은 단순히 수분만 말려주는 열풍건조방식의 기기에서 건조한 뒤 분쇄하거나 분쇄해서 건조하는 등의 분쇄건조방식의 기기로 진화해왔다. 그러나 문제는 계속 있었다. 우선 이 기기가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량이 높아 분리배출한 음식물쓰레기를 퇴비화하는 자원화 방식의 처리에 비해 환경성이 크게 떨어졌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이런 기기들은 2008년 당시의 기술력 수준으로는 처리과정과 후에 악취와 수분이 재흡착되는 문제가 있었고 무엇보다 염도가 떨어지지 않는 등 성상변화가 없어 여전히 음식물쓰레기로 배출되어야 했다. 이른바 분쇄건조 이후의 활용도가 제로였던 것이다. 단지 생활악취와 배출상의 불편을 고에너지 사용과 맞바꾼 정도였던 것이다. 이러한 처리기기의 기술적 한계로 2008년 잠시 활황을 맞았던 처리기기 시장과 산업은 자연스럽게 쇠락했다.


음식물쓰레기를 분쇄건조하는 데 드는 에너지를 유효한 수준으로 회수할 수 있으면서, 악취 등 위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한 기기의 등장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러한 기대에 호응해 시장성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연구투자를 계속해왔던 한 기업이 에너지 효율과 환경 효율을 최적화한 처리기기 개발에 성공했다.


분쇄건조상의 악취 등 위생문제를 해결했고 가루 상태의 최종 부산물은 열량 회수가 가능한 고형연료라는 한국기계연구원의 품질분석시험 결과를 받은 것이다.
만일 이 기술과 기기의 성능이 기대대로라면 음식물쓰레기 처리에 있어서 일대 혁신적 프로세스를 사회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게 된다. 퇴비화 등 자원화 비율이 낮고 위생문제로 인한 처리 곤란으로 런던협약 가입국이면서도 여전히 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온 폐수를 바다에 투기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현실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셈이다.

 

지자체·기업·시민단체 공동의 대안기기 시범사업
강동송파환경연합은 이 기술을 사용한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기를 공동주택에 적용해 보는 시범사업을 강동구청과 개발사와 함께 오는 5월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이 기술이 음식물 쓰레기 처리과정의 불편함과 비위생성, 잔여물의 재활용 곤란 문제에 더해 처리과정상의 에너지 소모 등 음식물쓰레기 처리에서 현재까지 주요 문제로 지적된 과제들을 해결한다면 음식물쓰레기 처리의 환경성을 확보한 것과 함께 다른 사회적 공익성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워낙 경제성이 없다보니 대형화되고 광역화된 처리가 불가피한 공공처리시설에 비해 음식물처리시설 설치를 둘러싼 지역 간, 주민 간의 갈등문제도 예방할 수 있다. 개인은 물론 블록단위의 처리방식 양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해 음식물쓰레기 처리를 위해 정부가 2012년부터 전국에 확대해 시행할 예정인 음식물쓰레기 종량제(RFID, 전자태그를 활용한 배출량 측정 방식)를 큰 폭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만일 시범사업이 성공해 개인 또는 공동주택별 기기 설치의 비용과 편익, 그리고 총사회적 비용편익 분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이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에 투자될 국가예산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예산을 이 기기의 보급에 재투자할 수 있는 여력도 자연스럽게 확보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범사업의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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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환경운동가들이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지 말라며 벌이는 이 해상액션은 한국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의 최종 경로상의 풍경에 해당한다. 왜 이런 액션이 행해지며 이런 풍경 전의 음식물쓰레기 처리경로는 어떤 것일까? 한국은 1988년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여전히 폐기물 해양투기국이다. 한국이 바다에 버리는 폐기물에는 총폐기물의 30퍼센트에 달하는 144만여 톤의 음식물쓰레기 처리수(음폐수)도 포함돼 있다. 음식물쓰레기를 제대로 처리 못해 바다까지 오염시키는 현실이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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