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가습기살균제 바이오사이드의 습격 - 슬로우데스의 공포 생활용품 속 바이오사이드

슬로우데스의 공포 생활용품 속 바이오사이드

 

박은수 기자 ecoactions@kfem.or.kr

 

금자 씨는 교도소에서 동료 수감자를 천천히 그리고 은밀히 살해한다. 늘 감시받는 수감자였지만 그녀의 살인행위가 들키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살인도구가 바로 일상 생활용품이며 누구든 사용이 가능한 ‘락스’였기 때문이다. 친절한 금자 씨는 상상의 인물이지만 락스는 스크린 밖에서도 가능하다. 차아염소산나트륨을 주성분으로 하는 락스는 살균·소독·표백용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생활 화학용품이다. 하지만 화학물질안전관리센터의 유해 물질 정보에 의하면 락스는 부식성과 독성이 있으며, 흡입·섭취·피부 접촉 시 심한 부상과 사망 사고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락스뿐만 아니다. 최근 가습기살균제 사태에서 보듯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생활 화학용품들이 적지 않으며 이들 제품들은 유해성에 대한 관리감독 없이 소비자들에게 팔려나가고 있다.


현재 국내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4만3000여종. 하지만 이중 약 15퍼센트에 대해만 유해성 정보를 확보했을 뿐이다. 나머지 85퍼센트는 유해성이 확인되지 않은채 우리 생활 곳곳에서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오사이드(Biocide)는 일반적으로 사람과 동물을 제외한 모든 유해한 생물제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살충제, 살균제, 소독제, 방부제 등에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인체 건강과 환경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유럽 등에선 바이오사이드를 관리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년 시중에 팔리고 있는 살균·살충·소독·세정제 등 가정용 바이오사이드(biocide) 제품을 조사한 결과 인체 발암물질이 법정 기준치의 150배가량 함유됐고, 환경호르몬은 유럽기준의 최고 80배까지 검출됐다는 환경부의 연구 발표가 있었다. 당시 언론과 환경부는 이들에 대한 관리가 사각지대이며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했지만 특별한 대책 없이 오다가 2011년 가습기살균제 사태까지 온 것이다. 정부의 방치 속에서 업체는 광고와 언론을 통해 생활 속 미생물, 세균에 대한 공포 분위기를 조장하며 시장 확대와 관련 제품 판매에만 열을 올려왔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생활화학용품 안전관리 종합계획을 세웠지만 길이 멀다. 가습기 살균제는 마트 진열대에서 사라졌지만 이와 유사한 에어컨살균제, 공기청정제, 항균스프레이, 곰팡이 제거제 등 항균, 살균, 살충성분을 함유한 제품들이 여전히 진열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제품 대부분이 공산품으로 분류돼 인체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제품 대부분이 계면활성제, 살균제, 향료 등으로만 표시성분을 기재해 소비자가 유해성분을 확인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정부 조사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의심스러운 것은 일단 피하는 것이 좋다. 지금 당장 이들 제품의 사용을 중단하고 대체할 수 있는 제품들은 얼마든지 있다. 

 

방향제 2010년 여성환경연대와 녹색병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시중에 판매되는 방향제를 분석한 결과, 세 종류의 프탈레이트가 다량 검출됐다. 프탈레이트는 동물 실험 결과 간 신장 심장 허파 등에 악영향을 미치고 여성 불임, 정자수 감소 등으로 생식기관에도 유해한 독성물질로 알려졌다. 특히 프탈레이트의 일종인 DBP는 2003년 유럽연합이 화장품 성분에 넣지 말라고 금지하고 우리나라에서도 화장품 원료배합에서 금지했다. 미국에선 실내 방향제에 오랫동안 노출되면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대안 ▶ 방문이나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 모과, 탱자, 유자, 석류, 허브말린 것, 숯, 식물 등을 이용하면 공기도 맑아지고 좋은 향기도 낼 수 있다.

 

곰팡이 제거제 차염소산나트륨, 수산화나트륨, 수산화칼륨, 방부제성분을 첨가한 화학성분을 많이 사용한다. 이런 성분들은 소량이더라도 잔류되면 발암물질로 변질되며 대체적으로 진한 향을 넣어 독한 냄새를 내뿜는다.

대안 ▶ 화학세제 대신 소독용 에탄올을 바르거나 식초 탄 물을 뿌려 해결할 수 있다. 곰팡이가 피기 전에 틈새나 이음새에 양초를 발라두면 습기를 막아 곰팡이를 방지할 수 있다.

 

에어컨 살균제 문제가 된 가습기살균제를 생산, 판매해온 업체들의 에어컨 살균제 제품으로 살균성분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컨 역시 바람을 통해 미세한 입자가 흡입기를 통해 들어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밀폐된 차안에서 살균제를 사용할 경우 위험성은 크다.

대안 ▶ 에어컨 필터를 꺼내 먼지를 털고 중성세제를 풀어 닦아낸 후 그늘에 말려 사용한다. 생협 등을 통해 화학성분이 없는 곰팡이 제거제를 구입할 수도 있다. 

 

항균비누, 향균스프레이 항균비누가 일반 비누에 비해 감염성 질병을 예방하고 세균 수를 줄인다는 증거는 없다. 오히려 항균성분이 동물과 사람의 지방조직에 축적되는 경향이 있으며 갑상선 활동을 교란시킨다는 연구결과도 적지 않다. 또한 환경에 방출되어 조류나 수중생태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며 슈퍼박테리아 출현과 무관하지 않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안 ▶ 굳이 항균비누가 아니더라도 손을 제대로 씻기만 해도 세균 70퍼센트 이상 없앨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탈취제 탈취제는 암모니아, 포름알데히드, 방향제를 넣어 만든다. 암모니아는 미량이라도 계속 섭취하면 신경계통에 장해를 일으켜 우울증, 무기력증을 유발하고 면역기능을 저하시킨다.

대안 ▶ 냄새나는 원인을 찾아 없앤다. 세탁이나 환기를 잘하고, 숯을 이용하면 나쁜 냄새를 없앨 수 있다. 또 냉장고탈취제 대신 식빵을 넣어둘 수 있다. 맥주를 행주나 천에 적셔 냉장고 청소를 하면 깨끗해지는 것은 물론 냄새까지 없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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