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 우리 상상을 넘어선 심각한 환경보건사건

우리 상상을 넘어선 심각한 환경보건사건  

석면석재 전국 유통사태, 철저한 후속조치 필요  

 

 글•사진 최예용 choiyy@kfem.or.kr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BANKO) 집행위원장, 아시아석면추방네트워크 부조정관   

 

 2009년 초 충남 홍성과 보령 지역의 석면광산 인근 마을 주민 대상 건강조사 결과, 석면진폐 등 석면에 의한 폐질환자가 대거 확인되어 석면광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모아졌다.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에 무려 46개의 석면광산이 있었다. 남한에 36개, 북한에도 10개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제천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무려 7개의 석면광산이 몰려 있었다. 제천 석면광산 주변의 주민 건강이 염려되지 않을 수 없었다. 제천시 수산면 일대의 석면 폐광산 조사는 그렇게 이루어졌다.  

 

 일제가 한국 석면오염의 뿌리

 석면광산 문제를 들여다보면 일본제국주의에 의한 한반도 강점과 제2차 세계대전과 석면 문제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석면은 불에 타지 않는 등의 특성 때문에 공간이 협소하지만 대형발전기를 돌리는 군함 제조에 필수적인 군수물자였다. 일제는 전쟁을 시작하면서 석면수입이 어렵게 되자 1930년대부터 식민지인 한반도에서 석면광산을 개발했다. 충남 홍성의 광천광산은 1938년 일본 해군이 직접 개발한 한반도 최초의 석면광산이다. 해방 후 광산업자들에 의해 석면광산은 계속 가동됐지만 1970년대 급속한 산업개발과 새마을운동으로 인한 지붕개량사업으로 석면수요가 크게 늘자 수입이 시작됐다. 이런 상황에서 부존량이 많지 않고 지표면에서 제한적으로만 채굴되는 국내 석면광산들은 급속하게 폐쇄되어 80년대 중반에는 국내 생산이 거의 중단됐다.

 

한 방송 프로그램이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가 공개한 한국의 석면광산목록에 제천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석면광산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곧바로 취재에 들어가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해 왔다. 필자는 전문가와 활동가들에게 연락을 취해 신속하게 현장 조사 일정을 잡았다. 수산면 면소재지를 지나 전곡리 앞실마을로 가는 고개를 넘어가는 길은 먼지가 많이 일었다. 도로포장을 앞두고 바닥에 자갈과 모래를 깔아놓은 위로 차들이 왕래하고 있었다. 고개를 넘어가니 우측에 커다란 규모의 채석장이 눈에 들어왔다. 이어 좌우로 대형 수석들을 모아놓은 곳들이 여럿 보였다. 

 

동아광산은 20여 채 되는 작은 앞실마을 뒤로 불과 100여 미터 밖에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다. 폐광산 동굴 안에서 몇 개의 시료를 채취한 후 인근 ‘㈜신생중상이용사촌’이란 긴 이름의 채석장과 수석집하장에서 석면으로 의심되는 시료를 채취했다. 비록 폐광됐다고 하지만 석면광산이 있었던 곳 인근에서 채석장이 가동된다면 지하에 묻혀있을지 모르는 석면광맥을 파헤치는 것이 되고 이를 수석과 모래자갈 등의 골재형태로 외부로 반출해 사용한다면 수많은 사람들이 석면에 노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사실이라면 끔찍한 일이다.  

 

끔찍한 석면오염 광범위한 피해

전반적으로 수산면과 인근 일대가 석면광맥이 광범위하게 발달한 지형조건을 가진 것으로 의심되어 시료분석을 서둘렀다. 시료분석 결과는 놀라웠다. 모두 40여 개의 시료 중 단 4개에서만 불검출이고 나머지 37개의 시료에서 각섬석계열의 트레모라이트석면, 액티놀라이트석면, 안소필라이트석면 등이 검출됐다. 모두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된 것들로 2003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것들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수산초중교의 운동장 토양시료 5개와 앞실마을의 주차장과 밭 토양시료에서도 모두 석면이 나왔다. 

 

결과를 보면서 두렵고 무서웠다.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는 모든 공중파 방송사들과 신문사 기자 등 수십여 명이 몰려들었다. 현장에서 채취한 석면원석과 분석결과표 그리고 이 지역 주민들에 대한 건강영향조사가 시급하다는 메시지가 기자회견에 참석한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설명되고 강조됐다. 방송들은 주요 뉴스로 취급하면서 석면광산지역의 오염 문제 그것도 학교 운동장이 석면에 오염되어 학생들의 건강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틀 뒤 수산초교에 대한 추가조사를 실시했다. 더욱 정밀한 조사를 통해 학교 출입통제 및 건강영향조사 등을 재차 강조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운동장 옆의 유치원 놀이터, 운동장 주변의 조경석과 학교 옥상의 먼지까지 포함시켰다. 분석결과 운동장 철봉 아래 토양의 경우 표토는 물론이고 표층에서부터 1센티미터와 15센티미터 아래의 토양시료에서도 석면이 나왔다. 조경석과 옥상먼지에서도 검출됐다. 또 지역 방송사가 찾아낸 과거에 광산 일을 했던 주민 3명과 채석장 인근에 위치한 절인 다불사 주지스님 등 주민 5명에 대해 급히 정밀검진을 추진했다. 충남 홍성과 보령주민의 검진을 맡았던 동국대 산업의학팀은 신속하게 검진을 진행했다. 고화질의 CT촬영 분석결과 광산 일을 했던 3명은 석면폐와 폐기종 등이 진단됐고 주지스님은 결핵 등으로 폐가 망가져 병명 진단이 아예 어려운 상태였다.  

 

 석면분진 날아오는 학교 운동장에 인조잔디 덮고 끝

언론보도에 대한 제천시 당국의 반응은 의외였다. 환경단체 사람들이 와서 조용한 시골마을을 들쑤셔놨다  는 식이었다. 또 수산면은 장수마을로 알려져 있는데 웬 석면 타령이냐는 반응도 들렸다. 이런 제천시의 반응은 조만간 국제한방엑스포를 개최할 예정인 제천에서 석면오염사건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제천환경연합 활동가와 임원들이 시청 관계자와 마을 주민들을 만나 이참에 석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 깨끗한 수산지역의 이미지를 만들어내자고 설득했지만 쉽지 않다고 했다. 석면추방네트워크는 이 문제 해결에 충북도청과 중앙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 두 차례 보완조사를 한 후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지사를 만나 해결을 촉구했다. 부지사는 전담팀(T/F)을 꾸리겠다고 답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세종로 청부청사에서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었다. 다행히 제천시가 채석장에 대해 가동중지를 요청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 후로 서너 달이 지나 상황이 어찌되어 가는지 점검했다. 뜻밖이었다. 채석장 측에서 제천시를 상태로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제천시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해 패소하여 채석장이 재가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또 충북교육청이 대학에 의뢰한 수산초중학교 석면조사 결과 운동장에서 석면이 검출되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는데 대책으로 인조잔디를 깔기로 했다는 것이다. 한심한 일이었다. 학교 주변 석면비산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장에 대한 대책을 추진한다는 건 누가 봐도 비정상적인 일이다. 

 

교육부와 충북도교육청에 항의했더니 학교 외부의 문제는 환경부나 자치단체가 담당하는 일이라고 답했다. 문제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기보다 업무소관을 따져 남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었던 것이다. 석면광맥이 포함된 채석장이 재가동되는 마당에 학교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깔겠다는 발상은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촌극이다. 수십억 예산을 들여 시골마을 학교에 인조잔디를 깐다는 것 자체도 이상한 일이지만 그 위로 석면먼지가 날아와 앉는 상황에 대한 고려가 조금도 없었다. 

 

 가정집 마당 조경석의 석면

2009년 7월경 지질학전문가와 함께 다시 제천 수산면을 찾았다. 문제의 채석장에서는 굴착기가 시끄럽게 돌아가면서 먼지를 일으키고 있었다. 채석장 입구에는 집채만 한 수석들이 대형트럭에 실리고 있었다. 트럭이 어디로 향하는지 뒤를 쫓았다. 1시간여를 달린 트럭은 제천시내의 한 가정집 마당에 수석을 내려놓았다. 마당의 조경석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였다. 문제의 수석에서 채취한 시료분석 결과 트레모라이트석면 원석이었다. 또 채석장의 굴착기 가까운 야산에서 채취한 대기시료분석 결과 역시 트레모라이트석면이 환경기준치인 0.01개/cc를 초과했다.  

 

4대강사업에 사용된 석면석재 올해 7월초 제천환경연합으로부터 급한 전갈을 받았다. 제천시 한 소하천에서 수해방지  공사를 하는데 사용된 석재가 수산면 채석장에서 공급된 것으로 석면 함유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급히 현장을 찾아 시료를 채취하여 분석을 의뢰했는데 트레모라이트석면 원석이 검출됐다. 채석장을 다시 찾았다. 원석을 실은 트럭이 채석장을 빠져나가고 있었다. 뒤를 쫓았다. 트럭의 목적지는 멀지 않았다. 15분여 만에 도착한 곳은 충주호 인근이었다. 그런데 공사장의 입간판을 보고 모두 놀라 소리쳤다. “4대강사업 한강살리기 현장이야!” 그렇게 석면석재가 제천의 4대강 살리기 현장에서 사용됐다는 소식이 밝혀졌다. 이어 충주 남한강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와 현장이 확인됐다.

 

그런데 환경부의 반응이 이상했다. 상수원에 석면석재를 사용했다고 해서 수돗물 먹는 사람들이 석면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은 과장이며 ‘음해’라는 것이다. ‘음해’ 운운 표현은 석면 피해자와 한국석면추방네트워크 관계자들이 환경부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장관이 직접 한 말이다. 환경부 장관으로서 환경에 대한 상식적 이해에도 못 미치는 발언을 한 것이다. 

 

 서울 우이천변 석면석재

 이 채석장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석면석재를 공급하고 있는지에 대한 추적조사를 시작했다. 처음엔 판매자료를 파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해 막연했다. 그런데 석면추방네트워크의 한 위원이 채석장 홈페이지를 찾아냈는데 그 곳에 무려 150곳이 넘는 석면유통실적이 올라있는 정보를 발견했다. 모두 관급자재로만 154곳이었다. 수산면의 비슷한 위치에서 2004년부터 석재를 공급하고 있다는 또 다른 석재회사도 찾아냈고 역시 회사 홈페이지에 71곳의 유통실적을 찾아냈다. 역시 대부분 관급자재들이었다. 이후 8월말까지 수도권을 중심으로 20여 곳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이중 11곳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트레모라이트석면이 검출됐다. 

 

특히 서울 우이천의 경우가 심했다. 우이천은 위에서부터 아래쪽으로 우측 자전거길 옆으로 사용된 석재가 모두 석면이 함유된 것이었는데 사용된 자전거길이 3킬로미터를 넘었다. 강북구, 성북구로 2개 구가 이어졌다. 하천 건너편은 도봉구와 노원구로 이어졌다. 모두 4개의 구에 걸친 긴 하천으로 최근 자전거길이 놓이고 운동기구들이 많이 설치되면서 저녁에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산보를 즐기는 곳이다. 도보와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면서 단순히 석면석재 사용조사만 조사한 게 아니라 실제 하천을 이용하는 시민의 입장에서 석면 조경석을 어떻게 이용하고 또 노출가능성이 어떠한지를 조사했다. 시민들은 걷다가, 자전거를 타다가 또 운동기구를 이용하다가 자연스럽게 인근 조경석에 걸터앉아 쉬고 또 드러누워 한숨 자는 식의 이용행태를 보였다. 그 과정에서 부서져 비산되기 쉬운 석면섬유가 손과 옷에 묻을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때 옷에 묻은 석면섬유가 집이나 다른 곳을 오염시킬 가능성은 다분했다.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양천구청과 강북구청은 조사보고서를 보고 싶고, 구의회에서 분석성적서를 구한다  고 전했다. 또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는냐’는 자문을 구했다. 강북구의회의 한 의원은 강북구청에 요구하여 우이천에 사용된 석재의 공사현황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파악하고 구청에 신속한 대책을 요구했다. 

 

석면석재 전국 유통 과정에서 가장 책임이 큰 행정부처인 조달청과 환경부는 해명자료를 이렇게 냈다. 조달청은 ‘2009년 5월 이후부터 문제의 채석장에서 석재를 구입하지 않고 있다, 이를 규제할 법적장치가 없지만 석면 함유 여부에 대해서 철저히 파악하겠다’고 했다. 환경부는 ‘많은 국가들이 석면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나 석면이 함유된 조경석까지 금지하는 국가는 없다, 제천시 채석자 인근의 대기모니터링을 했는데 특이 사항이 없었다, 세계적으로 백운석이 분포하는 지질대와 석면질환 발생률간의 상관관계가 밝혀진 예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대기모니터링을 계속하고 국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석면노출이 심한 조경석은 선별 교체를 권고하고, 석면안전관리법을 조속히 제정하겠으며 위해성 여부를 떠나 사전예방 및 국민 우려 해소를 위해 석면석재 사용자제 협조문을 발송하겠다’고 했다.  

 

왜곡•날조 해명 뒤 ‘나 몰라라’ 

 먼저 조달청의 해명은 ‘2009년 7월 석면조경석이 개인집으로 수송되는 현장을 직접 추적하고 영상으로 기록한 사실과 2010년 7월 제천시의 수해복구공사장에서 석면석재를 사용중인 현장을 확인 그리고 무엇보다 4대강 제천지구현장으로 반입되는 현장 추적확인’ 등의 입증사실로 볼 때 명백한 거짓이다. 문제의 채석장 석재는 조달청이 직접 전국의 자치단체에 우선구매토록 협조공문을 보냈던 것이었다. 따라서 석면 문제가 지적된 후 이를 취소하거나 구입하지 말거나 석면 함유 여부를 파악하라고 지시하지 않은 이상 조달청은 전국에 석면석재를 유통시킨 직접적인 장본인으로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환경부의 해명은 우리나라 행정부를 대표하여 석면관리종합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주무부처로서 1급발암물질 석면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하는지 잘 알 수 있는 내용들이다. 

 

첫째, ‘자연석으로 석면이 함유된 조경석의 사용을 금지하는 국가가 없다’는 주장부터 사실 왜곡이다. 노동부 장관은 2007년 7월2일 노동부고시 제2007.26호를 통해 산업안전보건법 제37조에 의거 다음과 같이 석면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누구든지 함유된 석면의 중량이 제품중량의 0.1퍼센트를 초과하는 석면 함유 제품을 제조, 수입, 양도, 제공 또는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2007년부터는 석면슬레이트 제품과 석면천정 제품 등 시멘트 제품을 금지했고 2008년부터는 마찰재와 방직 제품 금지했으며 2009년부터는 군사용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한 전면적으로 금지했다. 함량 0.1퍼센트를 규정한 이유는 미량이라도 들었을 수 있고 그런 경우까지 모두 법적으로 규제하기 힘드니까 행정편의상 규정한 것으로 사실상 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한 조처다. 환경부가 주장하는 ‘자연석면 함유 조경석 사용 금지 사례 없다’는 주장은 석면 사용을 금지한 세계 52개 국가 중 어떤 나라에서도 석면 함유 조경석을 사용한 예가 없고 사용하지도 않으니까 법으로 열거하지 않은 것이지 석면 조경석 사용을 허가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환경부는 2009년 1월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석면석재의 전국유통을 방치하고 있다가 문제가 불거지니까 이제 와서 말도 되지 않는 해명을 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환경부는 ‘`2009년 3월말부터 5월말까지 두 달 동안 채석장 인근에서 대기모니터링을 실시했지만 일부 시료에서 극미량이 검출되었을 뿐 특이사항이 없었다. 대기 중 노출 가능성은 있으나 위해 수준에 이를 확률은 극히 적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가 측정한 기간은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하고 제천시가 채석장 가동중지 행정명령을 내란 기간으로 실질적으로 채석 장이 잘 가동되지 않는 기간이었다. 6월 이후 채석장은 본격 가동하기 시작하였고 7월 시민단체가 현장을 찾았을 때 여러 대의 굴착기가 굉음을 울리고 먼지를 내뿜으며 가동하고 있었다. ‘대기조사에서 석면이 대기 중으로 노출된 가능성이 확인됐지만 위해 수준에 이를 확률이 극히 적다’는 주장은 또 뭔가? 석면은 미량에 노출되어도 암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은 학계에서 거듭 확인한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확률 운운하며 특이 사항이 없다고 주장하는 건 환경부 발표 해명이라고 믿기질 않는다. 

 

 셋째, 환경부는 ‘백운석이 분포하는 지질대와 석면질환 발생률 간의 상관관계가 밝혀진 사례가 세계적으로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백운석 분포지역의 표토, 암석에서 석면이 폭넓게 분포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월악산 일대의 지질연구 전문가이자 석면석재를 생산하는 문제의 채석장 일대의 조사에 참여한 이인현 박사(지질학)는 “이번 조사 결과는 백운석과 석면질환 발생률간의 상관관계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석면을 다량 함유하는 암석을 조경석으로 사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 것인데 환경부가 엉뚱한 이야기로 문제의 초점을 흐리려고 한다. 어떤 암석이든지 석면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광산으로 개발할 가치가 있으니까 개발한 것이고 그것이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문제의 채석장 인근에 과거 석면광산이 운영됐다는 사실만으로 채석장에서 석면이 나올 가능성을 충분히 의심하고 확인하는 일을 환경부가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예방은커녕,  2009년 1월 채석장과 주변의 석면오염 사실이 밝혀진 이후에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채석장에서 생산되는 석재들이 전국에 팔려나갔다는 사실은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사용된 석면석재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는 “미국 몬태나주의 리비광산의 경우 질석에 석면이 함유되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세계적으로 큰 교훈을 던졌다. 지금까지도 토양 복구와 피해자 구제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며 정부가 석면석재 사용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자치단체 관계자가 답답해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어오기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먼저, 석면함유가 확인된 조경석 주변에 펜스를 치고 접근을 차단하고 석면 노출을 막아야 한다. 펜스에는 안내문을 붙여 상황을 알려야 한다. 어느 곳에 석면이 있는지 정밀조사를 해야 한다. 당장 비산을 막기 위한 조처로 일종의 코팅제인 비산방지액을 석면 부위에 도포할 필요가 있다. 가능한 빠른 시일에 문제의 석면석재를 해당 채석장에 반환하거나 지정폐기물로 폐기해야 한다. 폐기 과정에서 비산될 우려가 크니 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이런 상식적인 대책이 과장된 조치라고 정부는 믿는 것일까? 

제작년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