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먹는 부산·김해 경전철 시민이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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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으로 달리는 부산 김해 경전철


부산은 민자사업을 통한 도로 건설로 인해 ‘유료도로 과잉도시’로 그 이름이 높다. 비싼 통행료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이들 구간의 이용자가 당초 예측통행량보다 적을 경우 최소운영수입보장협약에 따라 그 부족분을 부산 시민의 세금으로 보전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백양터널, 수정산터널 통행료 수입 보장의 경우 90퍼센트(2011년 기준)에 달하고 있으며 이후 생겨난 거가대교, 을숙도대교, 부산•김해 경전철까지 최소운영수입보장으로 진행돼 시민부담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혈세 먹는 민자사업에 대해 그 누구도 책임지는 이가 없다. 


20년간 혈세 2조2000억 원 부담

부산·김해 경전철이 개통된 지 1년 9개월이 지났다. 그런데 처음 경전철을 만들 때 예상했던 것보다 이용승객 수가 너무 적다. 2002년 건설교통부와 부산시, 김해시, 민간사업자의 실시협약 체결 당시에는 하루 18만 명 정도 이용할 것이라고 이용객 수요를 예측했는데, 현재 실제 승객은 하루 3만 명 정도다. 추정치의 17퍼센트 정도 밖에 안 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해당 지자체인 부산시와 김해시가 예상되었던 수입만큼을 시 예산으로 건설사에 보전을 해주고 있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라는 방식으로 건설했다. 건설사로는 3개사가 합작을 한 ‘주식회사 부산김해경전철’이 선정되었는데, 경전철을 건설한 후의 운영은 ‘주식회사 부산김해경전철운영’에 위탁하고 있는데 서울메트로가 70퍼센트, 부산교통공사가 20퍼센트, 김해시가 10퍼센트의 지분으로 참여하고 있다. 

2002년 당시 부산시, 김해시, 그리고 ‘주식회사 부산김해경전철’이 맺은 협약에 따라 올해 3월에 부산시와 김해시가 운행 첫해인 2011년 수입보전분인 150억 원을 ‘주식회사 부산김해경전철’에 지급했다. 내년부터 한 해 1100억 원씩 앞으로 20년간 2조2000억 원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것을 김해시가 60퍼센트, 부산시가 40퍼센트를 부담해야 한다. 시 예산으로 건설사가 손해 보지 않도록 보장해주는 건데, 결국 다 세금으로 메우는 것이다. 김해시는 1100억 원의 60퍼센트에 해당하는 650억 원을 향후 20년 동안 지급하면서 사실상 재정마비상태에 돌입할 것이며, 부산시도 수정산터널, 백양산터널, 거가대교 등의 MRG 재정보전에 이어 경전철까지 매년 450억 원을 보전하면서 시재정이 급격히 악화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럼 왜 이렇게 무리하게 사업이 추진되었을까. 사회 인프라에 대한 필요성은 제기되나 정부나 지자체에 재원이 없을 경우에는 민간자본을 유치하는데, 민간자본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사업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업의 위험부담을 줄여주고자 손실을 보전해주는 방법을 쓰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방식의 민자사업은 그동안 지적을 많이 받아왔다. 사업수요를 부풀려서 예측해놓고, 결국 그 부족분은 세금으로 보전하는 일이 다반사로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2009년에는 최소운영수입보장 방식이 폐지되었는데, 이전에 시행된 사업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또, 명칭과 방식을 달리해서 결국에는 비슷한 민자사업이 여전히 추진되고 있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손해배상청구 소송 나선 시민들

부산•김해 경전철이 혈세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은 애초에 건교부 산하 교통개발연구원에서 이용승객 수요 예측치를 뻥튀기했기 때문이다. 비전문가가 봐도 인구대비, 기존 대중교통 이용자 수 대비 과도하게 추정되었다. 그럼에도 부산•김해 경전철은 정부 시범사업으로 무리하게 추진되었고 추진 과정에서 정부안을 수용하며 부산시의 협상력이 떨어졌으며, 건설사와 금융사의 배를 불리는 관행과 지역정치인이 치적을 위해서 무리하게 추진됐다.

민자사업에 대한 범시민적 감시운동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이 불투명하고 업체들 간의 담합이 있고, 공사비용에도 거품이 끼어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정부의 관리감독이 부실해서 자칫하면 민간자본들이 쉽게 돈 버는 사업이 될 소지가 있다. 

부산과 김해의 시민단체들로 결성된 ‘부산·김해경전철 부산시민대책위’는 지난 6월 25일, 부산·김해경전철 건설에 있어서 정부연구기관의 뻥튀기 수요예측과 무책임한 행정에 경종을 울리고자 부산과 창원지방법원에 정부와 교통개발연구원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부산·김해경전철 시민대책위’ 이름으로 530명의 소송단을 모아서 6월 25일에 부산지법과 창원지법에 각각 소장을 접수했다. 이번 소송은 5월에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해서, 그 동안 경전철의 종점인 사상역에서 소송인을 모으는 캠페인을 하고, 소송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일일찻집을 열기도 하면서 준비해왔다. 소송청구액은 1인당 50만 원씩, 총 2억 6200만 원 규모다. 소송인단이 받아야 할 피해금액을 정확히 산정한다는 것은 사실 어려운데, 정부의 무리한 사업 때문에 시민들이 고통 받은 데 대한 위자료 차원으로 상징적인 금액을 청구한 것이다. 또 청구금액이 커지면 재판진행에 따른 비용 부담도 만만치가 않아서 이와 같이 청구금액을 정했다.

승산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지더라도 시민들에게 피해를 끼치고도 반성이 없는 수요예측기관과 정부에 경종을 울리고 앞으로 정부 주요 정책결정과정에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것이 부산, 김해 시민들의 바람이다. 


최동섭 부산YMCA시민사업국장 cchoi15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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