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8] 환경소송리포트② - 매향리사격장 소음피해소송

환경소송리포트②
매향리사격장 소음피해소송


그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농어촌이었던 경기도 화성군 우정면 매향리 일대의 연안해역은 6.
25 전쟁중인 1951년경 미군전용사격장이 설치된 이래 지금까지 사격훈련을 위하여 수없이 날아다
니는 비행기와 사격으로 인한 상상조차 힘든 엄청난 소음과 포연 속에 놓여 있다. 30년 이상 묵
묵히 참아오던 매향리 지역주민들은 1987년 군사정권이 물러난 후 1988년 7월 4일에야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구체적인 대안은 마련되지 않았
고, 결국 89년 3월경 3회에 걸친 사격장 점거시위를 이유로 지역주민 2명이 구속되는 사태로 이
어졌다. 이로 인하여 주민들의 집단행동은 일시 소강상태에 들어간 반면,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변동없이 미군의 사격 훈련이 계속되고 있다.
사격장은 매향리 해안으로부터 1.6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해상의 사격 표적물인 농섬을 중심으로
한 반경 8천피트 내의 6백90만평에 달하는 해상 사격장과 이에 접속된 29만평 규모의 해안 지역
에 설치된 육상 사격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격장은 태평양 미공군 사령부 산하 한국 주둔 제7
공군 51전투 비행단에 소속되어 있는데, 매향리 일대가 높은 산이 없는 구릉지대이고 안개가 끼
는 날이 거의 없으며 해상표적물과 지상표적물이 근접하여 해상 및 육상사격장의 동시운영이 가
능하다는 점에서 아시아 지역에서 최적의 공군사격장으로 평가되고 있어 그외 극동지역에 배치
된 미군 소속 전투기의 사격훈련에도 이용되고 있다. 사격 훈련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연간 약 2백50일에 걸쳐 시행된다. 연습은 1일 10시간 이상 편대별로 15분내지 30분 간격으로 행
해지고, 사격회수는 1일 6백회 내지 7백회에 달한다. 과거에는 해상사격장과 육상사격장 모두 폭
탄투하 훈련이 이루어졌으나, 1988년에 있었던 주민들의 항의시위 이후에는 육상사격장에의 폭탄
투하 훈련을 중지하였고, 2000년 5월경 농섬에서의 과다한 폭탄투하로 인한 피해가발생하여 사회
적으로 문제가 되자 2000년 8월 18일 이후에서야 육상사격장에서의 기관총사격을 중지하고 전투
기 선회항로도 매향리 일대 상공에서 해상지역으로 변경하였다.
전만규 등 매향리 지역일대 주민대표 15명은 이석태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하여 1998년 2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소음피해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3년 이상 진행되
다가 2001년 4월 12일 국가에게 배상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위 판결에 대하여 정부는 항
소하였고, 주민들 역시 그 피해액을 확장하여 다투고자 한다.
이 사건 소음피해 배상청구에 관하여 살펴보자. 우선 한미행정협정에 의하면 주한 미군이 한국에
서 불법행위를 저질러 한국인이 피해를 입는 경우 국가가 배상을 하도록 정해져 있기 때문에 미
군이 아닌 한국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였다. 소음피해는 다른 환경피해의 경우와 달리 정신
적인 피해가 대부분이고, 형체가 없고, 일시적이라는 소음의 특성상 소음이 존재한다는 사실, 그
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렵다. 소음피해 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소음이 발생한 사실과 그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입증되어야 하고 발생한 피해
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인내의 한도를 넘는다고 판단되어야 한다. 소음이 발생한 사실을 입증하는
데 있어서 불행중 다행인 것은 사격장의 소음피해가 너무 엄청나서 사회문제로 크게 다루어졌기
때문에 주거불능지역으로 판명될 정도로 소음피해가 심각하다는 미군 자체 조사자료에서부터
KBS 추적60분 비디오자료에 이르기까지 그 소음의 발생을 입증해 줄 자료가 확보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소송중 주민들이 신청한 감정이 진행되는 사실을 알고, 미군이 평소보다 훨씬 적게 사격
훈련을 시행한 건 아닌가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격장 인근주민들이 주말이나 공휴일을 제외하고 매일 평균 70dB 정도의 소음에, 매일 10회 이
상 매회 20분 정도씩 평균 90dB 이상의 소음에, 실제 사격훈련이 이루어지는 시간 동안에는 순간
적으로 최대 1백30dB을 전후한 소음에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온 사실이 인정되었다. 피
해가 발생한 사실은 피해에 관한 원고들의 진술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1989년 4월 1일부
터 1989년 4월 23일 까지, 2000년 6월 4일부터 이틀간에 걸쳐 소음이 지역주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자료, 감정서에 첨부 인용된 ‘항공기 소음의 신체적·정신적 영향에 관한 연구결
과’등의 자료에 의하여 입증되었다. 여기서 인정된 피해는 소음으로 인한 난청, 고혈압, 수면장
해, 불안감 등의 신체적·정신적 피해 및 텔레비젼 시청, 전화 통화, 일상 대화, 자녀학습 등의
생활방해이다. 소음으로 인한 생업피해, 오폭 등으로 인한 불안감, 개발제한, 생업제한으로 인
한 피해 등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배척되었다.
이 사건 판결에서는 사격장에서의 소음수준이 관련법이 정하는 심각한 수준에 달하는 점, 주민들
이 그러한 심각한 소음수준에 수십년간 노출된 채 살아온 점, 이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하고 수십
년간 누적되어 유사한 다른 지역주민에 비하여 생활의 질이 현저하게 저하되어 있는 점, 인근 주
민들이 사격장의 존재로 인하여 위와 같은 피해를 상쇄시킬 만한 특별한 이익을 얻고 있지 못한
점, 사격장 인근 주민들이 소음피해에 대한 대책의 수립을 피고나 미군 측에 요청하기 시작한 이
후 10여년이 지나는 동안 그 피해를 감소시킬 만한 효과적인 조치가 취해지지 못하여 온 점 등
을 종합하여 볼 때 사격장에서 발생하는 소음으로 인하여 그 인근 주민들이 입는 피해는 사회통
념상 인내의 한도를 넘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격장 소음피해 배상소송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이 소송에서 정부는 이 소송이 유사 사건에
미칠 영향 및 예산확보의 어려움 등에 대하여 주장한다. 그러나, 그러한 이유만으로 주민들이 일
방적으로 희생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수십년간 받아온 고통을 위로하기에는 턱없이 부
족한 보상액이다. 한국 시민사회는 매향리 주민들이 그 동안 겪어왔을 고통이 적어도 앞으로는
지속되지 않을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민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진선미 smjin@cyberduksu.co.kr
공익환경법률센터 운영위원, 덕수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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