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0] 현장취재-여수화력발전소 기름유출 및 폐기물매립 은폐 기도

작년 2월 용역조사까지 끝내고서 올 8월 사고사실 은폐
2001년 11월 13일, 여수공단 내 엘지칼텍스에서 남동발전 여수화력발전소(이하 남동화력)로 벙
커씨유를 운반하는 지하 송유관(남동화력 소유)이 파열돼 기름이 새나간 사실을 엘지칼텍스가
발견, 남동화력에 알렸다. 이 일로 송유관 인근 토양 100톤의 오염사실이 드러났고 사고회사인
남동화력은 처리증명과정 없이 독자적으로 방제작업과 토양복원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이듬해 2
월 남동화력은 이 사건을 용역회사에 의뢰해 그 결과 기름에 오염된 땅이 1350여톤 정도가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남동화력은 새로 발견된 땅에 대해서 아무런 조치도 취하
지 않았고 지난 8월 시민으로부터 이같은 제보를 받고 확인작업에 나선 여수환경연합에는 사건
자체를 부인했으며 태풍 루사의 큰 비 끝인 9월 5일 방제가 끝났다는 사고현장을 찾았을 때 바
다로 물이 빠지는 배수관에는 토양 중의 기름이 새나가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육안으로 선명히
확인되었다.
설비된 지 30년이 지난 여수산단에서는 매달 1번꼴로 환경사고가 빈발한다. 이번 태풍 루사의
가공할 위력 앞에서도 여수산단은 무사하지 못했다. 여수산단 내 엘지칼텍스 정유탱크와 우수관
에서 기름이 유출된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기름유출사고라도 남동화력사건이 더 심각한 것은 사
고회사가 그 사실을 은폐했다는 데 있으며 땅이 아무말도 못하는 사이에도 토양 내 기름은 계
속 퍼져나가 어떤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전혀 예측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환경사고 은폐
의 책임자 처벌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달 1번꼴인 환경사고 부채질하는 여수산단의
기업의식
그러나 많은 국내 기업의 환경의식은 이윤추구 앞에서 손쉽게 후퇴해 지금 이 순간에도 어떤 환
경사고가 은폐된 채 진행되고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사건이 밝혀지고 난 후 남동화력
의 김의섭 처장은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언론사나 시의원 등에 알아들을 만큼 설명했
고, 사과할 것도 사과할 의사도 없다”고 말해 한차례 물의를 일으켰다. 그리고 이 사건이 언론
에 알려지고 난 직후 남동화력은 “이 사고는 큰사고가 아니었기에 외부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조
치해오고 있고 각종 고장사고를 모두 언론에 보고할 의무가 없어 생략한 것이 ‘조직적인 은폐’
로 비춰지게 되”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여수환경연합의 조환익 사무국장
은 “당시 조치를 취했다는 100톤의 토양 외 현재까지도 오염된 토양이 1300톤 이상 발견되는
것을 감안할 때 사고가 하루에만 발생했다고 보기도 어렵고 사고 당시 굴착 및 방제작업 도중 도
로 아래쪽 오염이 충분히 확인되었으리라 판단된다. 따라서 당시 도로점용 및 굴착허가를 받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방제를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고의로 피하려고 도
로부지만 작업해 현재까지도 오염이 지속되는 것이라 판단된다. 사고가 일어난 뒤 몰래 용역조
사를 한다는 것 자체도 부도덕한 방식이다. 이런 조사는 관리감독기관을 통해 실시해야 하며
그 과정에 전문가, 환경단체, 지역주민 등이 포함돼야 정확한 진상과 진단이 내려질 수 있다.
게다가 환경관련 법률은 환경과 생태계에 끼치는 위험과 피해보다 처벌기준이 매우 낮아 처벌기
준 강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남동화력은 당시 오염된 땅 100톤에 대해 확실히 처리했다고 밝혔으면서도 그 이후 용역조사를
비밀리 실시한 것으로 보아 그때 이미 더 넓은 지역으로의 오염을 남동화력 자신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9월 5일 현장에서 만난 남동화력의 관계자는 엘지칼텍스의 배수로에
설치된 기름띠 부착포와 그 위로 둥둥 떠있는 넓고 두꺼운 기름띠를 보고서 이번 태풍 때 엘지정
유 탱크에서 새어나온 기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곧 엘지정유 관계자에 의해 엘지칼텍스 내
설치된 모든 기름띠 방제 장치는 오염된 토양에서 빠져나온 기름을 걷어내려 남동화력이 설치한
것이라고 밝혀 남동화력측이 눈앞에서 바로 말바꾸기를 하는 곤란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자사이기주의 뛰어넘어 노조가 연대활동에 동참
한편 9월 5일 여수시청에는 은폐사건 진상조사단 구성과 남동화력 책임자의 형사처벌을 촉구하
는 시민·환경·노동단체의 공동기자회견이 있었다. 기업의 환경사고에 노조가 입장을 같이 한 일
은 원진레이온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이날 성명을 발표한 조동목 의장(민주노총 여수산단 공동투
쟁본부)은 그동안 노조가 기업의 환경사고에 대해 자사이기주의에 갖혀 은폐자의 동조자로 머물
거나 회사 이미지를 위해 단순히 구두로 반성의 제스처를 보이는데 머물렀으나 여수국가산단의
경우는 장치를 설비한 지 30년이 지나 온갖 장치의 노후화로 근본적 대응이 아닌 땜방식의 처리
는 앞으로 환경사고의 빈발과 가속화만을 불러올 것이 자명해 시민과 함께 하는 노조가 될 수 있
도록 남동화력의 은폐에 공동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은폐사건은 환경사고를 관리감독해야 할 관청에 의해서가 아닌 지난 8월 초 지하 2미터
깊이의 송유관에서 기름이 지표면으로 솟아 올라온 것을 본 한 시민의 제보로 알려지게 되었
다. 기름이 지표면으로 샘솟을 때까지 지난 일년간 그 흐름이 어디까지 진행했을지는 알 수 없
으나 오염분포도 검사 결과 지하수 수위와 접하는 3미터 깊이에서 오염농도가 우려기준보다 가
장 높게 나왔고 게다가 사고지역은 바다인접지역이라 해수의 영향으로 오염의 확산속도가 빠른
지역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토양에 흡착된 기름은 수십년간 지속되어 그 토양에는 생명체가
살 수 없다. 또 기름에서 나오는 독성물질인 PAHs 성분은 기형, 종양의 발생, 면역체계의 감
소, 내분비 기능 저하 등을 일으키고 생물농축을 쉽게 하여 생물체내 농도가 주변환경의 농도
에 비해 100∼1만배 정도 높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생태계는 주변환경이 오염 이전으로 되돌
아왔을 때 회복이 된 것으로 보는데 이렇게 본다면 실제 기름오염토양은 남동화력이 밝힌 1300
톤이 아니라 수천∼수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엑슨발데즈호 기름유출 사고를 겪은 미국
국립해양수산청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10년 동안 풍화된 기름도 단 4ppb(10의 마이너스 9승)보
다 작은 양으로도 연어알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설비 30년 지난 여수산단의 지하 매설물 폭약이나
다름없어
그러나 여수산단 입주업체들은 지하에 매설된 배관을 통해 수십가지 유독 물질들을 원료와 제품
으로 공급하면서도 지하 매설물에 대한 오염 실태나 오염도 조사를 한 적이 전혀 없다고 한다.
특히 강산성 물질들이 여러 배관과 엉킨 채 묻혀 있어 이들 물질이 유출될 경우 다른 배관에 부
식을 입힐 수 있어 대형오염사고의 위험이 항상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여수환경연합은 전했다.
이번에 발견돼 교체한 송유관도 지하수가 흐르는 곳에서 발견돼 지상에 설비하는 것이 원칙이나
다시 지하에 교체 매설돼 앞으로의 부식문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남동화력은 교
체과정에서 사고 배관을 땅속에 그대로 방치해 폐기물을 불법투기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2차 오
염의 가능성도 남겨 두게 되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여수환경연합은 환경사고 은폐의 심각성을 고려해 고발조치를 통해서라도 은폐
회사의 책임을 강력히 물을 것이며 여수시민단체가 연대해 민관 공동조사단이 구성되는대로 지속
적인 활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남화선 기자 namhs@kfem.or.kr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02-12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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